계속되는 가격 추락에 깊어지는 농가 시름정부ㆍ농협 수급 안정 대책도 속수무책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쌀값이 20년 전 가격으로 뚝 떨어져 농가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장에서 쌀 소비량의 감소폭이 공급량을 크게 웃도는 까닭이다. 정부도 쌀 농가를 살리기 위해 팔을 걷었지만 추락하는 쌀값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11월 곡물월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정곡 20kg은 작년보다 15.9% 감소한 3만2407원에 거래됐다. 정곡 80kg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쌀값은 12만원대로, 이는 20년 전 쌀값보다 낮은 수준이다. 구곡(2015년산)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구곡 20kg은 3만3844원에 거래됐다. 이는 올 7~8월에 비해 6%, 작년에 비해 15.2% 하락한 수준이다. 쌀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는 수확기를 앞두고 재고 부담이 큰 산지업체들의 저가출하가 늘어난 탓이다.더 큰 문제는 쌀값이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5일 3만3000원대에 거래되던 정곡 20kg은 한 달도 채 안되어 3만2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쌀 생산은 기상여건이 좋지 못해 줄어들 전망이다. KREI는 2016년산 쌀 단위면적(10a) 당 생산량은 전년비 0.4% 감소한 540kg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생산량 하락분 보다 소비 하락분이 더 커 쌀값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정부와 농협중앙회는 쌀 수급 안정방안의 일환으로 벼 매입자금(정부 1.4조원, 농협 1.6조원)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최저가격으로 원료곡을 매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 2015년산 추가 시장격리 계획물량(15만7000t)의 미 입찰물량인 1만4000t에 대한 정부의 시장격리와 농협의 구곡 1만6000t 주정용 추가공급으로 등으로 산지 유통업체의 재고부담은 완화됐다. 반면 정부 재고는 작년에 비해 늘었다. 2016양곡연도 말 정부재고는 연이은 시장격리 등으로 인해 25.6% 늘어난 170만t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곳간에 적체되고 있는 물량도 쌀값을 떨어트리는 다른 요인이다. 직격탄을 맞은 쌀 농가들의 표정은 수심이 가득하다. 전남 지역에서 벼농사를 짓는 최춘식 씨는 "쌀값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니 살 수가 없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생산량이 많아 제대로 값을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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