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김정숙 할머니가 금천노인종합복지관의 진주희 사회복지사에게 본인이 쓴 봉사수기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br />
김 할머니는 매주 월요일 낮 12시에서 1시 사이에 12명의 어르신들에게 안부전화를 한다. 안부 전화를 통해 필요하신 물품이 있는지,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를 확인한다.반찬배달은 일주일에 두 번 복지관에서 만들어주는 반찬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이다. 반찬배달은 봉사자와 1:1 결연을 맺은 어르신들에게 제공된다. 현재 김 할머니는 89세 어르신, 정 할아버지는 92세 어르신과 각각 결연을 맺고 있다.15년 동안 김 할머니가 봉사로 인연을 맺었던 어르신 중 4명이 돌아가셨다. 모두 친자매, 어머니 같이 지내는 분들이라 한분 한분 돌아가실 땐 더 이상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김 할머니는 “가족같이 지내던 분들이 돌아가시는 걸 보면 마음이 아파서 다시는 봉사같은 거 안해야지 하면서도 다시 어르신들 찾아 뵙고 전화드리고 그런다”며 “아마 봉사하면서 내가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란걸 느끼고, 봉사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봉사를 그만둘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정 할아버지는 아내인 김 할머니의 권유로 봉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아내보다 더 열심이다. 특히 사고로 인해 장애3급 판정을 받아 몸이 불편하지만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 할아버지는 “주변사람들이 나에게 나이도 많고 몸도 불편한 사람이 웬 봉사활동이냐며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봉사를 통해 얻는 위안과 기쁨이 그 모든 걸 잊게 한다”고 말했다.김 할머니는 그 동안 봉사활동의 경험을 꾸준히 글로 옮겼다. 솔직하게 적은 봉사 수기는 할머니의 15년간 봉사 활동과 활동하면서 느꼈던 기쁨과 슬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렇게 모인 수기는 지역 문화원 도움으로 책으로도 만들어졌다. 이들 부부가 봉사활동을 시작했을 당시 나이가 60대였다. 이제 봉사를 받아도 될 만한 70대, 80대가 됐지만 이들은 봉사활동을 멈출 생각이 없다.김 할머니는 “주변에서 이제 나이도 있는데 좀 쉬라고 하지만 그럴생각 없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우리 부부는 계속할 겁니다”고 말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