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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우리 조선사들의 남은 일감이 1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까지 내려 앉았다. 지난 한 달 동안 세계에 41척의 신규 선박 발주가 이뤄졌지만 우리 조선업계는 단 8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일본에도 역전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반면 중국은 전체 발주량의 절반이 넘는 선박 물량을 수주하며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1위 자리를 다졌다.16일 영국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총 88만2889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가 발주됐고 이 가운데 36.8%인 32만4534CGT(22척)를 중국 조선소가 가져갔다. 우리나라는 20만7524CGT(8척)를 수주해 23.5%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조선산업 후발 주자인 중국이 전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큰 격차로 따돌린 것이다.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누적으로 따지면 수주 실적은 더욱 초라하다. 우리나라 조선소는 올해 8월까지 전 세계 조선소에 발주된 799만536CGT(296척) 가운데 106만8494CGT(37척)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306만2180CGT(130척)를 수주했다. 그나마 일본이 96만9,687CGT(39척)를 수주해 우리나라보다 신규 수주가 적다는 점은 위안거리다.우리나라 조선소들의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량은 2331만CGT로 지난 2003년 10월 말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국은 3570만CGT, 일본은 2196만CGT로 1위 중국과의 격차는 벌어지는 한편 3위인 일본과의 격차는 더욱 좁혀졌다. 한·중·일 3국의 점유율을 봐도 한국은 24.1%까지 떨어졌고 중국은 36.9%, 일본은 22.7%까지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중국과 일본이 자국 발주 물량을 국내 조선소에서 수주하는 전략을 펴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1~2년 안에 한국 조선소들이 확보한 일감 규모가 중국에 이어 일본에도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때 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켰던 조선업이 너무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이 빨리 마무리돼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체별 대응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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