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곳 중 7곳 '압구정 재건축'…구현대5차 9개월새 3억6000만원 상승압구정동·개포동 평당가 희비 엇갈려…미래 부촌 잡기 경쟁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강남 재건축 시장의 투자 열기가 계속 달아오르며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이중 압구정동 단지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올들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단지 10곳 중 7곳이 압구정동에 있다.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미래의 부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내 100가구 이상 아파트 중 올들어 가장 가격이 크게 오른 곳은 압구정동 구현대5차(전용 82.2㎡)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14억400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는 이달 들어 18억원으로 올랐다. 9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 3억6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 사업 대상인 압구정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가장 입지가 좋은 곳으로 꼽힌다. 1977년 12월 입주해 최고 14층, 총 2개동 224세대 규모로, 전 가구가 선호도가 높은 전용 82.2㎡다. 압구정 구현대아파트 단지 인근의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구현대5차는 단지 중앙에 있어 입지가 가장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1년을 기준으로 놓고보면 4억원 가까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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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사에서는 올들어 상승폭이 큰 아파트 상위 10곳 중 7곳이 압구정 재건축 단지였다. 구현대5차에 이어 지난 9개월간 3억5000만원이 상승한 아파트는 총 4곳. 그 중 3곳이 압구정동에 위치해 있다. 현대사원(84.9㎡), 구현대1차(162.9㎡), 구현대2차(196.8㎡) 등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다. 나머지 한 곳은 올초 건축심의를 통과한 신반포15차(142.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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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재건축 아파트가 이처럼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데는 지난 5월 재건축 사업이 본격추진된다는 소식에 투자수요가 집중되면서다. 올초만 해도 서울 재건축 시장은 개포지구가 이끄는 형국이었다. 지난 1월 개포동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3895만원에서 개포지구 첫 재건축 물량인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분양된 4월 4125만원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7월 4504만원까지 올랐던 가격은 최근들어 다소 주춤한 상태다. 최근에는 압구정동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다. 압구정동의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초만해도 3900만원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연내 정비사업계획이 발표된 지난 5월 3979만원으로 올랐다. 이때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이달에는 4319만원으로 오른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개포에 이어 반포 물론 강동과 목동 등으로 번졌던 것이 최근에는 압구정에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인 부촌인데다 한강조망이 가능하다는 것도 차별화 요인으로 꼽힌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고분양가에도 재건축 시장에 뜨거운 열기가 개포에서 강동 등촌과 고덕, 목동 등으로 번지다가 압구정 정비사업계획이 올해 나온다는 소식에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고급부촌, 한강조망 등 펀더멘털이 있으니 사업이 본괘도에 오르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압구정 재건축 사업이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되면서 시기가 다소 늦춰진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가격과 수요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본래 중장기 사업인데다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되레 주변 상업시설과 교통여건을 체계적으로 고려해 개발하는 것이 낫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압구정 구현대 아파트 내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의 연령대가 높아 급하게 추진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갖고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다수"라며 "최근에는 가격을 되레 올리거나 매수의사를 갖고 매물을 꾸준히 알아보는 문의도 많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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