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린 서별관 청문회…법정관리 결정 직전까지 화물을 실어 보내, 기업 부도덕 지적돼야 한다고 언급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물류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운항정보나 화주 정보를 한진 측에 요구했지만 전부 거부당했다"면서 "이같은 기업의 부도덕은 반드시 지적돼야 한다"고 말했다. 8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조선 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서 "(물류대란을 대비하기 위해) 산업은행을 통해 한진해운과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운항정보나 화주정보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면서 "개인적으로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지상욱 새누리당 의원이 "한진해운이 정보요청을 거절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대해 "사실이다"면서 "(결과적으로) 한진은 법정관리 직전까지 화물을 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류사태와 관련해) 정부 책임도 있지만 이같은 기업들의 부도덕 반드시 지적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또 물류대란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예상치 못했던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진해운 구조조정에서 앞으로 돈이 얼마나 더 들어가느냐, 물류산업에 어떤 영향이 있을것이냐에 대해 고민을 했고 이 문제는 해수부와 6월부터 시나리오를 갖고 협의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분식회계와 부실경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도 쏟아졌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잘못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규모 손실을 발생하게 된 모든 과정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직접적인 원인은 감당안되는 과잉수주고 두번째는 그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도 잘못"이라고 말했다. 향후 조선업황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인 생각으론 조선업 케파(CAPAㆍ최대생산능력)이 30%는 줄어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성노조가 대우조선해양의 문제라는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강성노조의 문제는 우리나라 산업 전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힘과 평화적교섭을 통해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와 관련해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결제 없이 현장책임자의 전결로 회계처리가 이뤄지는 관행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은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상관없이 현장책임자에 의해서 회계처리가 전결권으로 처리되는 규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청구공사잔액이란 계정을 통해 분식 회계가 이뤄져왔다고도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문제는 홍 전 회장이 전결권 규정의 존재를 보고받은 바 없다고 국감에서 증언했고 추후에 만났을 때 (전결 규정에 대해) 자기가 속임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대우조선해양 분식처리를 보면 전세계에 이런 기업이 없다"면서 "한번 승인 난 프로젝트와 관련해 수백억이나 수천억에 가까운 돈이 현장책임자의 전결로 처리되는 회계처리 전결규정이 있었고 이 것에 대해선 홍 전 회장은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구조조정의 맏형 격인 '산업은행'이 보인 부실구조조정이나 낙하산 문제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임 위원장은 "산은을 감독하는 금융위원장으로서 (그간 산업은행이 보였던 자회사 부실 관리와 관피아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느낀다. 산업은행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산은 조직과 인사 전반에 걸친 혁신안이 검토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업무를 앞으로도 산은에 맡기는 것이 타당한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임 위원장은 "국책은행으로서 채권회수 가능성 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충격까지 감안해서 구조조정할 수 있는 기관은 산업은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별관 회의의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지적했던 홍기택 전 회장은 이날 증인 출석요구를 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홍 전 회장은 지난 5월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자금 지원을 결정하게 된 것이 '서별관회의'를 통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청문회에 나타나지 않은 홍 전 회장은 현재 해외체류 중인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 머물고 있는 곳이 어딘지는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그는 지난 2월까지 산업은행 회장을 지낸 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직에 올랐지만 6월 휴직계를 낸 후 지금까지 행적이 묘연하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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