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정세균, 갈등 최고조…오늘 추경 처리 여부는?

與 지도부 '여당 농락' '정치테러' 丁 의장 원색비난…정기국회 이틀째 파행 계속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새누리당 의원들과 정세균 국회의장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당 지도부는 이틀째 정 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를 문제 삼고 "여당에 대한 농단·농락" "정치 테러"라며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 사회권을 국회부의장에게 넘기는 새누리당의 제안에 정 의장의 결단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정 의장의 개회사에 대해 "추경이 처리되지 못할 것을 예상한 뻔히 계산된 도발이었다"며 "민생을 볼모로 잡고, 국회를 인질로 잡고, 예상되는 피해를 다 감안한 정치 테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정 의장이 사리분별력이 있으신 분인지, 여소야대에 처한 여당을 정략적으로 농락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정 원내대표는 "추경을 처리하고 싶으면 본회의장에 오라는 건 우리(여당)를 조롱하고 비웃는 것"이라며 "사회권을 국회부의장에게 못 넘기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적 아닌가. 정치적 편파성을 드러낸 정 의장의 사회권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정 의장이 제시하기로 한 수습책을 듣고 향후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의장실에 들어간 정 원내대표의 고함 소리가 나오는 등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정 의장은 전날 개회사에서 "국민에게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자진 사퇴를 우회적으로 요구했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정부ㆍ여당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발언을 한 셈이다. 새누리당은 추경 처리의 시급성을 감안해 사과 표명을 하지 않을 경우 본회의 사회권을 국회부의장에게 이양할 것을 요구했다. 당 소속 의원 50여명은 심야에 의장실을 항의 방문했으며, 이 과정에서 의장실 관계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고성이 오갔다.
9월 정기국회는 사실상 마비 상태로 시작됐다. 심야협상 끝에 타결된 추경안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며 이날 제출될 내년도 본예산과 추경안이 국회에 동시에 계류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결산안 처리도 법적 시한을 이틀 넘겼으며, 여야 큰 이견 없이 인사청문회 관문을 통과한 김재형 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도 불발됐다. 여당의 의사 일정 보이콧으로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야당 단독으로 진행되고,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국민의당 소속의 유성엽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위원장은 "오후 1시로 예정된 조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회의에 새누리당의 참여를 촉구한다"며 "만약 1시까지 참석하지 않으면 국민의당과 더민주 단독처리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은 전날 야당 단독으로 추경을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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