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LS전선아시아 공장 가보니…'생산 전선 종류만 100가지'

▲LS-VINA에서 직원이 전력선을 생산하고 있다. (제공=LS전선)

[하노이·호찌민(베트남)=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다음 달 22일 코스피에 상장 예정인 LS전선아시아의 베트남 법인 2곳을 찾았다. LS전선아시아는 1996년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에 설립된 LS-VINA, 2006년 남부 호치민시에 설립된 LSCV를 통합한 지주회사다. 외국기업 지배지주회사(SPC)제도를 활용해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이 국내에 상장하는 첫 사례다. ◆LS-VINA…현지 업체 중 유일하게 230kV급 초고압선(HV) 생산="높이 40m에서 초고압선(HV)이 내려오면서 만들어집니다. HV는 다른 제품보다 굵기가 굵은데 비중이 높은 동을 사용하다보니 전선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편심'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서죠."25일 방문한 베트남 하이퐁시 LS-VINA 공장에선 HV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1만8000평 규모(6만㎡)에 생산직원은 350명, 사무직원은 80명이다. 이중 한국인은 법인장, 관리담당, 영업담당 3명 뿐이다. HV는 전압 66kV 이상을 보낼 수 있는 전선으로 전력청이 주요 고객이다. 전선 업계에선 가정용 전선에 쓰이는 저압선(LV), 건물 간 전류를 보내는 중압선(MV)와 함께 HV를 생산할 수 있는 지를 기술력의 지표로 삼는다. 베트남에서 230kV급 HV를 만드는 것은 LS전선아시아가 유일하다. HV케이블은 크게 다섯 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전기동판에서 가늘게 전기선을 뽑아내는 신선 작업, 전기선을 고르게 꼬아 만드는 연합 작업, CCV라인에서 가열·냉각 등으로 분자 구조를 변화해 내구성을 높이는 압출 작업, 방염 처리 등을 하는 외장 작업 등이다. 이후 화학 물질이 많이 사용되는 공간에서 사용될 케이블은 별도의 '알류미늄 포밍' 작업도 거친다. 제품이 완성 된 후에는 전선 끝에서 끝까지 전류를 흘려 저항 수치를 측정하는 통전 실험, 수조에 넣어서 기포가 생기는 지 관찰하는 균열 시험, 사용 전압의 세 배까지 높은 전압을 흘리는 내전압 실험 등이다. 이밖에 세부적인 소재 배합, 피복 소재 등은 고객사 요청에 따른다. 고압케이블임을 강조한 빨간색 드럼에 감긴 싱가포르용 제품은 전력 효율·내구성에 좀 더 신경을 쓴 반면, 필리핀향 제품은 알류미늄 재질을 배합해 저렴하고 가벼워 운반이 쉽다. 각 고객사 요청을 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고객 맞춤형 제품인 만큼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제작한 후 발송하기까지는 평균 2개월이 소요돼 재고 회전이 빠르다. 백인재 LS-VINA 법인장은 "8월 기준 하이퐁에서 만들고 있는 전선 종류만 100가지가 넘는다"며 "각 고객의 요청에 맞도록 발전용량·길이를 다르게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라인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LS-CV전경.(제공=LS전선)

◆LSCV 광케이블 설비에 200만 달러 투자 설비 2배 늘릴 것…"동남 아시아 통신 수요 성장 예상"=LSCV는 베트남 호찌민시에 있다. 생산직 직원은 240명, 사무직원은 70명으로 전체 면적은 5만평. LV를 비롯해 UTP, 광케이블 등 통신용 전선을 만든다는 점에서 전력선을 주로 생산하는 LS-VINA와는 차별화된다. LSCV의 LV·UTP 케이블·광케이블 공장 중 광케이블 공장은 공장 내부를 반절 가량 비워 둔 채 설비가 가동되고 있었다. 약 2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재 170대인 설비를 내년 중 340대까지 늘릴 예정이어서다. 광케이블 공장 옆 유휴부지 2만2000평에도 MV 설비와 함께 광케이블 설비가 마련될 예정이다. 광케이블은 250㎛ 광섬유를 꼬아 만든 뒤, 내구성을 높이는 CC공정, 절단 공정, 테스트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만들어진 광케이블은 통신 신호가 잘 통하는 지 100m 단위로 품질 검증을 한다. 가볍고 전력케이블에 비해 표준화되어 있어 주문-제작 생산을 하는 전력 케이블과 달리 재고 생산을 한다. 각국의 인프라·안전 기준에 따라 통신 속도·내구성이 달라지는데 호치민 공장에서 생산되는 통신 케이블은 대부분 캣 6 수준이 많다. 최근 광케이블에선 전력 전달 품질 뿐 아니라 난연 등급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미주로 수출되는 제품은 cmp 등급, 유럽향은 lszh, 한국은 cm 등급을 만족한 제품이 생산된다. 서영주 광케이블 공장장은 "한국은 4G를 쓰지만 동남아시아는 여전히 이보다 느린 3G를 쓰는 곳이 많다"며 "동남아시아는 인터넷 인프라와 함께 광케이블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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