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 - 태극마크 달고 독일IKA에 가다, 'K푸드 셰프들'의 글로벌 요리배틀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2016년 브라질 리우. 박인비의 감동은 아직도 식지 않았다. 여자골프 최강국임을 인류에게 극적으로 인식시킨 그날의 금메달은, 스포츠사에 남을 불멸의 사건이었다. 한국이 수많은 홍보비를 들여, 우리의 골프실력이 최강임을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냉혈의 부동심으로 쏘아넣는 인비의 이글타 하나가 모든 걸 말해준다. 이것이 실로 어마어마한 올림픽 효과이다. 요리에도 올림픽이 있다는 걸 아시는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이 있었다면, 딱 4년 뒤인 1900년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세계요리올림픽(약자로 IKA라고 부른다)이 열렸다. 국제 요리경연대회로는 가장 큰 규모이며 올림픽과 똑같이 4년마다 개최해왔다.
2016 요리올림픽 국가대표팀.
우린 최근 날마다 먹방(요리 관련 방송)을 즐기고 뛰어난 셰프의 요리솜씨에 열광하는 '푸드신드롬'에 휩싸여 있다. 음식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식재료의 민낯을 즐기며 그것이 숙수의 손에 의해 명품 음식이 되어가는 '푸드포르노'에 몰입한다. 음식과 요리에 대한 인식이 혁명적이라 할 만큼 섬세해지고 고양된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정부는 오래전부터 앞장 서서 한식세계화를 주창해왔다. 우리의 뛰어난 식문화를 세계에 제대로 알려 'K푸드 신드롬'을 만들어내겠다고 작심한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외친 '한식의 우월함'은 생각보다 잘 먹혀들지 않았다. 우리 입장에서 아무리 맛있다고 소리쳐봤자, 정작 그것을 맛보는 '다른 나라의 입과 혀'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거부감을 보이면 한식의 확산은 공염불일 수 밖에 없다. 딱 그 꼴이 난 것이다. 혹자는 한식의 나트륨 함량을 문제 삼기도 한다.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하루 평균 5.21그램으로 글로벌 수준으로 보면 가장 많은 양에 속한다. 혀끝에 닿는 '짠맛'으로 보면 우리보다 훨씬 짠 외국음식들이 수두룩하지만 전체적인 섭취량은 우리가 훨씬 많다. 왜 그럴까. 팔팔 끓는 국물은 나트륨을 감추고 있다. 매운 맛들은 소금맛을 무디게 한다. 그걸 싱거운 밥과 함께 먹기에 우린, 나트륨 과다 섭취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 이런 점이, 한식을 외국인들의 입맛과 습관 속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식문화 코드'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라는 기분으로 한식세계화를 외쳐온 건 아닌가 반성할 때가 온 게 아닐까. 쿡방올림픽은 박인비효과처럼 굳이 '한식'이 좋다고 외치지 않아도 된다. 우리의 국가대표 셰프들이 가서 우승하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그들은 K푸드에 대한 동경을 키우게 된다. 여기엔 정부가 끼어들 자리도 없고, 순수한 민간 분야의 단체들이 오로지 스스로의 긍지를 위해 참여한다는 점도, 음식 경쟁력의 설득력을 키운다.
2016 요리올림픽 출품을 위해 준비 중인 작품 중 하나.
아시아경제 '뉴콘텐츠팀'인 티잼팀은, 이번 서브사이트 출범을 계기로 '요리올림픽'을 겨냥해 막바지 비지땀을 흘리는 대표선수들을 취재했다.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요리에 대한 비밀들을 풀어내보면서, '입체적인 올림픽 먹방'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하고자 한다. 푸드의 세계화는 비단 한국의 트렌드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지구촌의 음식들이 진짜 올림픽처럼 1대1로 경주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의 요리 감각과 식문화 속의 강점들을 살려, 인류의 식탁 위로 올리는 것, 그리고 글로벌 셰프들의 '먹방배틀'을 구경하는 날이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시대를 미리 당겨보는 기분으로, 자 이제 '요리올림픽의 세계'로 가보자GO. 기획·제작: 송이진 리포터, 김철민, 김학기, 방효진취재: 이상국, 부애리촬영·편집: 최종화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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