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무산된 조직 구하기 위해 다시 왔다"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변 대리', 그가 돌아왔다. 변 대리는 CJ헬로비전 사령탑을 맡은 변동식 신임 대표의 사내 별명이다.별명이 암시하듯 변 대표는 매우 꼼꼼한 사람이다. 또 추진력이라면 CJ그룹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사교성도 좋다. 방송통신 분야 인맥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런 그가 3년만에 CJ 헬로비전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변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CJ헬로비전 대표를 역임했다. 이후 2013년부터 2년간 CJ오쇼핑 대표를 맡아오다 그룹 총수 부재 상황이던 2015년부터 CJ주식회사 경영지원 총괄을 거쳐 최근까지 사회공헌추진단장을 지냈다.이번 인사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면 후 첫 인사다. 그만큼 CJ헬로비전의 상황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변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복귀에 대해 "축하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언 일병을 구하라고 해서 다시 왔다"고 했다. 수화기에서 들려온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강렬했다.그는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조직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고 했다.변 대표는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를 불허한 후 CJ헬로비전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맡았다. CJ헬로비전 직원들은 매각이 무산되면서 극도의 허탈감과 불안감에 빠진 상태였다. CJ그룹은 CJ헬로비전을 위기에서 구할 구원투수로 변 대표를 낙점했다.변 대표가 TF를 맡으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전국 23개 권역에 있는 CJ헬로비전 방송사를 돌며 직원들을 다독인 것이다. 변 대표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전국 14개 사업본부를 방문해 직원들과 만났다.그는 "(M&A를) 하려다 잘 안됐으면 그냥 하던 대로 쭉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직원들이 심각해 보였다. 많이 침체돼 있는 것 같았다"고 안타까워했다.CJ헬로비전은 케이블방송 1위 사업자다. M&A 발표 직전까지 이 회사 직원들은 '업계 1위'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CJ헬로비전은 실제로 케이블방송 사업자중 가장 먼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이곤 했다. 그런데 갑작스레 엊그제까지 경쟁하던 통신 사업자에 매각이 발표됐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그룹에서 우리를 버렸다"는 박탈감도 팽배했다. 거기다 규제 당국에 의해 M&A까지 무산되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그는 "재매각은 없으며, 구조조정도 없다"고 기자에게 강조했다. 또 앞으로 직원들의 기를 되살리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다행히 CJ헬로비전은 차츰 안정화되는 모습이다.CJ헬로비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다시 한 번 뛰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현재 CJ헬로비전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와 불안감이 공존하는 상태다.변 대표는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보고 고민하겠다"며 조심스러워했다. CJ헬로비전 내부에선 변 대표, 아니 변 대리가 다시 뛰기를 기대하고 있다.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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