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김무성 '9월 말이나 10월께 거취 표명'…'무대'의 입에 쏠린 정치권의 시선

민생투어 나선 김무성, 대선주자로서 존재감 희미해져 예정보다 앞당겨 거취 표명 전망비박계 전당대회 패배, 호남출신 최초의 보수정당 대표 당선이 입지 좁혀대선 '킹' 저울질하다, '킹메이커'로 선회할 수도 이정현 대표와 친분, 2012년처럼 범여권 후보 지원 위한 선대위원장 가능성도강성 친박과 관계가 변수, 이미 루비콘강 건너여권 분열 속 다자 간 대결구도가 최적 시나리오[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호남지역에 머물며 민생투어 중인 김무성(64) 새누리당 전 대표가 오는 9월 말이나 10월께 자신의 향후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지난 7월14일 당대표 취임 2주년 기념식에서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연합뉴스

이후 이달 1일부터 민생투어에 나서 존재감을 부각시켰으나 불과 일주일 뒤에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밀던 비박계 단일후보가 친박계 이정현 후보에게 완패하면서 궤도를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새누리당 내에서 강성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기문 대망론'이 공고해진 가운데 대선주자로서 존재감이 희미해진 탓이다. ◆"오는 9월 말이나 10월께 표명"=김 전 대표는 15일 전북 진안군 전북인삼농협 수삼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는 9월 말이나 10월께 (거취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민생투어가 아직 절반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거취를 언급하기에 아직 이르다는 전제를 달았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애초 민생투어 일정을 10월 말까지로 잡고 있었다. 자신이 이끌던 새누리당 비박계가 지난 9일 전당대회에서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로 사실상 자멸하면서 궤도 수정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김 전 대표의 '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7 ·14 전당대회 승리 2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제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 어떻게 나설 것이냐 하는 것은 본격적으로 정치를 재개하면서 동지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선봉에 서겠다. 다시 한번 저를 믿고 힘을 모아 달라"고 읍소했다.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이 나라를 장악하도록 놔둬선 안 되지 않겠느냐"면서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다음 농사를 준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상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는 관측을 낳은 이유다. 이번 대선에선 김 전 대표가 직접 '킹'으로 나설지, 아니면 다시 '킹메이커'를 자처할지는 알 수 없다. 그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그간 강성 친박계와 쌓아온 깊은 감정의 골은 메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강성 친박계를 가리켜 "나쁜놈들"이라고 부르며 루비콘강을 건넜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연합뉴스

◆친박계 이정현 대표에게 친밀감…엇갈린 운명=반면 최초의 호남출신 보수정당 대표가 된 친박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겐 "잘 하리라고 믿는다"며 신뢰를 나타냈다. 김 전 대표와 이 대표는 새누리당 사무국장과 차장으로 함께 일했던 사이로 알려졌다. 사석에선 "형님" "동생"으로 부를 만큼 각별하다. 이 대표가 당대표 당선 뒤 김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전현직 대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어떤 방식으로든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범친박계가 이 대표를 낙점한 목적은 친박계 대권주자 옹립과 대선 승리에 있다. 반면 김 전 대표는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비주류 대권주자를 밀거나 본인이 직접 대권가도에 투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변수도 있다. 막바지 대선 과정에서 김 전 대표가 명분을 앞세워 이 대표와 함께 범여권 후보를 지원하는 시나리오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친박계가 칼을 쥔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같은해 대선 과정에선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아울러 내년 대선까지 긴 여정 속에서 여권이 분열해 다자 간 대결구도로 대선에 임하는 시나리오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비박계 좌장인 김 전 대표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이대로 가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못난 대한민국을 미래세대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 맞서 싸우겠다"던 김 전 대표의 선택이 새삼 관심을 끄는 이유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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