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8곳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 1.7%
JP모건은 1.3%까지 낮춰, 한은(1.9%), 정부(1.8%)보다 크게 낮아
정치불안에 따른 내수부진 우려 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7%로 나타났다. 일부 IB의 경우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1.3%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IB 8곳이 최근 내놓은 한국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1.7%였다. 이는 우리 잠재성장률인 2.0%를 밑돌며 한국은행의 올해 전망치인 1.9%나 정부 전망치인 1.8%에 비해서도 다소 낮은 수치다.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곳은 JP모건으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종전 1.7%에서 1.3%로 크게 하향했다. JP모건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락하는 등 내수부문이 취약한 상황이며, 예상보다 부진한 내수 회복이 향후에도 더딜 것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시티는 다음으로 낮은 1.6%를 전망했다. 1분기 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민간소비가 전 분기 대비로는 상승하겠지만 이어지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형 참사에 따른 심리 악화로 민간소비 반등이 예상보다 저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노무라증권과 HSBC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1.7%로 예측했다. 노무라는 미국의 고금리 지속과 관세부과 우려 등으로 강달러 여건이 계속되는 가운데 야당이 조기대선을 추진함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해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등은 우리 정부 예상치와 같은 1.8%를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국내 정치 불안이 당분간 더 이어지겠지만 올해 예산안 통과, 신속한 시장안정 조치 마련, 경제정책방향 발표 등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감소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도 정치 불확실성 완화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올해 1분기부터 2분기, 오는 3분기까지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클레이스는 한국은 정치적 충격에 따라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있으며 이는 한은의 금리 인하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가 계엄사태 이전부터 구조적 내수 약화에 직면하고 있었는데 향후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위험까지 감안하면 내년 내수 진작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주장했다.
IB가 바라본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 크게 낮았다. 한국이 1.7%에 그치는 동안 홍콩은 2.0%, 대만 2.9%, 싱가포르 2.6%, 태국, 2.8%, 인도네시아 5.0%, 필리핀 6.0%, 베트남은 6.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IB들은 내년에도 한국 경제가 평균 1.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1%대의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2.1%, HSBC가 1.9%, 노무라가 1.8%, 시티가 1.6%, 바클레이스 1.5%, UBS가 1.3% 등을 각각 제시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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