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孫·鄭 끌어안기 '러브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대선시계가 흘러가기 시작하면서 플랫폼(Platform) 정당을 표방한 국민의당이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당외(黨外) 주자 끌어안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당내에서는 대통령 선거 출마자는 선출직 당직에서 1년 전 사퇴해야 하는 당헌·당규를 수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영입작업이 구체화 되는 모양새다.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의 전당대회로 존재감 부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 내에서는 대선을 둔 각종 아이디어들이 분출되고 있는 상태다. 조배숙(4선·전북 익산을) 의원은 전날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이 당 대표를 뽑으면 대선 준비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 당도 국민집권전략회의 같은 것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국민의당 내에서 이처럼 각종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는 것은 양당 전대에 따른 존재감 약화 때문이다. 올해 말~내년 초에 진행될 전당대회까지 별다른 정치적 이벤트가 없는데다, 새 대표 체제 하에서 집권드라이브를 걸 양당에 비해 무게중심이 약화될 수밖에 없어서다.이 때문에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당헌·당규 개정을 시사하며 손 전 고문에 대한 '러브콜'을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전북 방문 중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15일(광복절) 넘어 (손 전 고문과) 만나기로 약속 했다"며 "일련의 벽을 허물기 위해 당헌·당규 제·개정위원회에 (대선후보의) 1년 전 (선출직 당직) 사퇴 규정을 6개월 전으로 개정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처럼 당헌·당규가 개정될 경우, 올해 12월~내년 1월께로 예상되는 전대에서 선출될 새 당 대표 역시 대권도전이 가능하게 된다. 당 외부 인사인 손 전 고문과 정 전 총리 등이 당대표를 맡더라도 대선 경선 참여에 차질이 없도록 사전정지 작업을 밟겠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손 전 고문, 정 전 총리 등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우리를 선택할 수 있는 문을 열어 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손 전 고문 등 당외주자들이 국민의당행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안철수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영향력이 막강한데다, 당내 기반도 거의 없는 상황인 까닭이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전혜숙 더민주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전 고문이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말한 것은, 큰 야권통합의 장에서 본인이 대선주자로 나오겠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치경제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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