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난민대표팀 '딱한 처지 아닌 우리 미래 질문해 달라'

2016 리우올림픽 개막식에 난민대표팀이 등장하고 있다. [출처=난민대표팀 공식 트위터]

[아시아경제 이윤화 인턴기자] 120년 올림픽 역사상 첫 등장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들이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난민대표팀이다. 선수는 모두 열 명으로 남수단 출신 육상 선수 다섯 명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유도 선수 두 명, 시리아 출신 수영 선수 두 명, 에티오피아 출신 육상 선수 한 명이다. 이들은 전쟁 등을 피해 모국을 탈출했고 자국 국기 대신 오륜기를 가슴에 달았다. 개막식이 있던 지난 6일(한국시간) 난민팀이 등장하자 마라카낭 경기장을 채운 관중들은 큰 환호와 기립 박수로 그들을 환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늘 첫 난민팀이 전 세계 앞에 등장한다. 그리고 당신들은 어디서 왔는지에 상관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다"는 소감을 남겼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8일 난민대표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당신들이 난민팀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올림픽의 '희망'으로 떠오른 난민대표팀에 전 세계 언론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브라질 리우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공식 기자회견만 두 차례 열렸다. 외신과 국내 언론들은 앞 다투어 난민대표팀의 영화 같은 사연을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쏟아지는 질문은 주로 어두운 과거와 아픈 기억에 관한 것이었다. 시리아 출신의 수영선수 라미 아니스(25)는. 그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미래에 대해 질문을 해달라. 어두운 과거에 대한 질문은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스라 마르디니가 자신의 트위터에 게시한 글. [출처=유스라 마르디니 공식 트위터]<br />

'난민 소녀'로 이름을 알린 유스라 마르디니(18)도 지난 8일 트위터에 "우리는 단지 '난민'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세계 모든 이들과 같다"는 글을 올렸다. 국가와 인종을 넘어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올림픽 무대에 난민대표팀의 첫 출전은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난민대표팀은 단지 '난민'이라는 꼬리표만 붙길 바라진 않는다. 선수들은 자신들도 평범한 지구촌의 일원임을 강조한다. 케나 육상선수 출신이자 평화운동가인 테글라 로루페(43) 난민팀 단장은 "내전과 테러로 삶의 터전을 잃고 국가와 국기도 없지만 우리도 같은 인간임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이윤화 인턴기자 yh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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