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낙장불입(落張不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패는 그에게 성공과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정 부회장 스스로 거는 기대와 관심이 남다르다. 다음달 공개될 그의 패,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대한 얘기다. 주로 이마트의 신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는 용도로 쓰던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난 2일 늦은 밤, 긴 글이 하나 올라왔다. 요약하자면 스타필드 하남의 오픈을 앞둔 책임자의 소회다. 그는 스타필드 하남에 대해 '새로운 시도', '큰 그림', '결과물'이라 쓰며 약간의 흥분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새로운 길을 걷는다는 것은 항상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면서 "하지만 이미 시작했으니 '낙장불입'의 각오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사의지를 다졌다. 그럴만 하다. 스타필드 하남은 신세계그룹과 정 부회장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해도 될 만큼의 '야심작'이다. 백화점과 마트, 아울렛, 맛집, 워터파크 등 쇼핑ㆍ레저 공간을 갖춘 초대형 공간으로, 총 면적은 축구장 70개 크기인 44만㎥이다. 투자금만 1조원에 달한다. 판에서 물릴 수 없는 초대형 패다.정 부회장은 게시물을 통해 그간의 도전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지난달 개점 1주년을 맞은 일산 이마트타운을 언급하며 "매출이나 방문객 수 등 눈에 보이는 숫자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마트타운을 통해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드렸다는 데서 더 큰 의의를 찾고 싶다"고 자평했다. 또 "기존의 유통업은 얼마나 더 새롭고 흥미로워질 수 있을까, 고객들은 LTE급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는 그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건가, 끊임없이 자문해 왔다"면서 "나름대로 내려본 답은 우리의 업을 재정의하고 그 새로운 의미를 더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시장변화와 관련해서 "단지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파는 정도로는 더 이상 고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워졌다"는 진단도 내놨다. 정 부회장은 또 회사와 본인의 목표를 "전통적인 매장의 개념을 넘어서 상품 이상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공간, 특별한 재미와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공간, 소비자들이 일부러 찾아와 경험하고 싶어 할 만한 공간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이러한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려왔고, 그 가운데 하나는 거의 완성돼 곧 구체적인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각오에는 많은 댓글이 달렸다. "진솔함을 담아 소통하려 하시니 좋다", "스타필드가 기다려진다" 등의 응원과 화답이 대부분이다. 정 부회장도 말미에 "칭찬이든 꾸중이든 활발한 의견 들려달라. 귀와 덧글창을 활짝 열어놓고 기다리겠다"고 적으며 소통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의 행보는 항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SNS를 열심히 하고, 남다른 유머감각과 글재주를 가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스타필드 하남은 그간 붙어왔던 '이건희의 조카', '이명희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로지 경영인으로서 그 성과를 평가받을 기회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