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대법원. 사진=아시아경제DB
씨큐어넷 사건은 결과적으로 대법원 '모순 판결'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본안 심리를 거치지 않은 판단이 적절한지는 논란의 대상이다. 씨큐어넷은 파산 선고 사건과 400억원대 유체동산(오디오 장비 등) 관리·처분권 사건 등 2건의 대법원 선고를 받았다. 유체동산 소유권 문제는 파산 선고의 적절성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두 사건은 관련이 있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창석)는 지난해 12월4일 파산 선고 사건과 관련해 상고를 기각해 "파산은 정당하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씨큐어넷 본사와 연수원에 보관하고 있던 400억원 상당의 유체동산 소유권 문제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다. 씨큐어넷은 유체동산의 회사 소유를 주장하며 채무초과상태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2부가 "유체동산은 씨큐어넷 소유가 아니다"라는 확정 판결을 내놓은 지 3개월 후 대법원 3부는 관리·처분권 확인 소송에서 "유체동산은 씨큐어넷 소유"라는 2심 판단을 받아들여 확정 판결했다. 대법원 3부가 2부 판단 근거를 토대로 본안심리를 이어갔다면 유체동산 소유권 판단은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심리불속행기각에 따라 상고를 기각했다. 소송 당사자인 채씨는 유체동산 소유권을 둘러싼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했지만, 대법원 본안심리도 받아보지 못한 채 '상고 기각'이라는 결과를 받게 됐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심리불속행기각은 자세한 상고기각 이유를 기재하지 않기 때문에 당사자는 황당하고 억울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법원 업무경감을 위해 마련한 제도이지만, '3심 제도'의 근간을 흔든다는 지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