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본사 쪽 수사 한계, 회사 측 수사 비협조도 원인…국내 수사는 탄력, 조작 실체 다가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검찰이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독일 본사 쪽 수사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반쪽 수사'로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폭스바겐 한국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사장을 지낸 박동훈(64)씨를 8일 재소환하기로 했다. 6일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박씨는 1차 소환 당시 '참고인' 신분이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상태다. 검찰은 박씨가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에 대해 알았거나 묵인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재소환 조사를 마무리하는 데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 문제를 정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폭스바겐 본사와 한국법인 사이에 오간 이메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011년 환경부가 배출가스 조작 징후를 포착했다는 단서도 발견했다. 환경부는 당시 질소산화물 과다 배출 문제에 주목하면서 수입 차량을 상대로 원인 규명 및 개선방안을 요구했지만, 폭스바겐은 끝내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폭스바겐 한국법인은 독일 본사와 환경부 요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유로 5차량의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소프트웨어 조작 문제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불거졌던 이른바 '디젤 게이트'는 5년 전 한국에서 먼저 터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EGR 소프트웨어를 이중 조작했는데 우리 환경부가 먼저 찾아냈다"면서 "우리에게는 조작 사실을 시인하지 않다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부 문제 제기 과정에서 자백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회사 이메일 등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의혹의 실체에 다가서고 있지만, 독일 본사 수사는 벽에 막혀 있다. 독일 본사 수사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박 전 사장 재임 시절 상급자였던 트레버 힐 전 대표는 2012년 12월 자신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난 상태다. 검찰은 폭스바겐 한국법인 사장이었던 박씨와 현재 총괄 대표인 요하네스 타머(61) 조사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검찰은 조만간 타머 대표를 소환해 폭스바겐의 각종 조작 의혹을 둘러싼 지시·묵인·방조 혐의를 추궁할 계획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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