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토니 블레어(63) 전 영국 총리가 2003년 영국의 이라크전 참전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6일(현지시간) 이라크전 조사위원회가 이라크전 참전을 서둘러 결정했다는 보고서 발표가 있은 후 기자회견에서 다시 하더라도 그때와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항변했다.그는 "나는 옳은 결정을 했다고 믿는다. 세상은 이라크전 결과로 더 나아졌고 더 안전하다고 믿는다"고 역설했다.다만, 그는 "(참전 결정을 앞둔) 그때 이뤄진 정보 판단들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나빴고, 전쟁 기간도 더 오래갔고, 더많은 유혈이 있었다"고 인정했다.하지만, 그는 "나라를 호도하지 않았다. 거짓말이나 기만은 없었다. 의회와 내각을 호도하지도 않았다. 참전하겠다는 비밀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블레어는 기자회견에 앞서 내놓은 성명에서도 "군사작전을 취한 내 결정에 동의하든 안하든 내 신념과 최선의 국익이라고 믿는 바에 따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실수라도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도 했다.이날 발표된 보고서에는 블레어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 전달한 문서들이 포함됐는데 이중 이라크전 개시 9개월 전인 2002년 6월28일자로 보낸 '이라크에 관한 메모'가 주목을 받았다. 블레어는 이 메모에서 "무슨 일이든 나는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다"고 시작했다. 보고서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조건 없는 지지를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 이라크전 참전의 교훈이라는 결론에 이른 근거 중 하나로 여겨진다.노동당 소속 블레어는 1994년 최연소 당 대표로 선출돼 1997년 총선에서 18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이어 2001년과 2005년 총선을 내리 승리로 이끌어 노동당 최초의 3기 연속 총리가 됐다.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이날 이라크전 참전에서 전사한 가족들을 만난 뒤 "이라크전에 참여한 처참한 결정에 노동당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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