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 본사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디젤게이트'를 일으킨 독일 폭스바겐 본사 고위임원이 최근 한국을 방문,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본사 이사회 멤버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독일 본사 임원의 방한배경과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 폭스바겐 본사 이사회 멤버인 위르겐 스텍만과 일부 임원들이 이달초 방한했다. 위르겐 스텍만은 폭스바겐 산하 세아트 회장 출신으로 폭스바겐에서도 승용차 부분 마케팅 최고 책임자를 역임하는 등 그룹 내 요직을 맡고 있다.현재로서는 전 세계 폭스바겐 승용차의 판매와 서비스를 총 지휘하고 있는 위르겐 스텍만의 한국 방문으로 국내 디젤 게이트가 새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사태가 마무리된 미국과 달리 검찰의 수사 확대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국내에서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방문으로 해석된다. 물론 지금까지의 입장을 크게 뒤집지는 않겠지만 그룹 내 모든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사회 최고위 임원이 직접 찾은 만큼 다른 접근 방식을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폭스바겐 사태로 사기가 급격히 떨어진 한국 직원들을 격려하고 장기화된 문제의 해결책을 같이 논의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진행된 디젤 사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실제 배상금 합의가 끝난 미국과 달리 국내의 경우 아직 리콜 계획서조차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이달초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제출한 세 번째 리콜계획서가 또다시 '퇴짜'를 맞은 탓에 리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한다. 당초 폭스바겐코리아가 준비했던 여름내 리콜 개시 계획도 쉽지 않아졌다.디젤 게이트 수습을 알리는 리콜계획서가 늦춰지고 있는 원인은 정부가 요구한 '핵심 사항' 두 가지다. 15개 차종 12만5500대의 배출가스를 '임의설정'으로 불법 조작했음을 인정하고 차량을 고치기 위한 '개선 계획'을 담으라는 게 요지다. 아우디폭스바겐 측이 임의설정을 공식 문서로 인정해야 정부는 향후 법정 다툼과 행정 조치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어서다.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미국에서의 보상안 합의와 관련해 "임의설정에 해당되는지는 법률 해석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한국과 유럽에서는 법적으로 임의설정이 해당되지 않으며 미국에서만 법적으로 임의설정이 문제된다"는 입장이다.국내법상 임의설정 규정은 환경부 고시를 통해 2012년 1월1일부터 시행됐으며 해당 고시 시행 후 인증 신청을 하는 자동차부터 적용됐다. 임의설정과 관련된 처벌규정은 지난해말 국회에서 통과돼 다음달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의 EA189엔진을 장착한 차량은 2007년 12월12일부터 2011년 12월30일까지 환경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차량들인 만큼 임의설정 규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이다.한편, 국내 폭스바겐 구입자 4430여명으로 구성된 소송단은 지난달말 환경부에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자동차교체명령이나 예비적으로 자동차환불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소송단은 앞서 한 차례 환경부에 자동차교체명령을 요청했지만 환경부는 교체가 아닌 리콜(결함 수리) 사안이라며 거부한 바 있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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