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의 육도삼략]러, 투명망토로 S-500 위치 추적 피한다

컨테이너형태...대공 미사일·레이더 등 美 위성·첩보기에 보이지 않게 해

러시아와 미국이 쫓고 쫓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군의 접근을 막기 위한 촘촘한 대공 방어망을 구축하는 데 이어 이번에는 미 공군의 첩보기와 위성에 지대공 미사일 방어망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투명망토'를 개발하고 있다. 이 투명망토의 혜택을 볼 지대공 미사일은 강력한 S-500과 S-400이다. 이 대공 미사일 체계는레이더 탐지거리가 월등한 데다 대공 미사일의 성능도 탁월한데 미군의 감시자산에도 보이지 않게 돼 그야말로 러시아 영공을 철통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가까운 장래에 실전배치할 5세대 지대공 미사일 S-500 발사차량

◆러시아가 개발 중인 투명망토란= 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거나 탐지되더라도 아주 작게 보이게 하는 스텔스기능이 전장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 판세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가 된 상황에서 러시아가 획기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문자 그대로 발상의 전환이다.러시아 관영 매체인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국의 지대공 미사일 방어체계가 미군의 정찰 위성과 U-2 정찰기, 레이더에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러시아 국방부 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것을 다시 전한 것이다.이를 위해 러시아는 최첨단 지대공 방어체계인 S-400과 S-500 이 적 위성과 첩보기 등에 보이지 않도록 개량할 계획이라고 한다. 러시아는 올해 특수 컨테이너(혹은 피난소)로 S-400과 S-500의 지휘통제소와 대공 방어체계, 레이더, 복잡한 전자장비를 갖춘 하드웨어 등을 방호하도록 할 계획이다. 스푸트니크는 이 소식통이 러시아 전자전 체계 수립에 관여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컨테이너의 길이와 부피가 각기 다르며 트럭이나 열차로 수송할 수 있다고 한다.일부 컨테이너들은 이미 양산에 들어갔고 일부는 시험 중이라고 한다. 이 소식통은 "일부 컨테이너는 장비가 들어갈 공간밖에 없겠지만 다른 것들은 인력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S-400 지대공 미사일

이 컨테이너는 전구에서부터 주요 레이더 시설에 이르기까지 전자장비가 켜졌을 때 발생하는 측면 전자 방해 잡음(Side Eletronicmagnitic Interference.EMI)의 외부 방출을 차단한다. 측면 EMI가 탐지되면 발생 위치는 발생위치는 물론, 발생 장비와 그 용도까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특수장비를 설치하고 외부를 특수 도장처리를 했다고 한다. 측면 EMI를 완벽히 차단함으로써 지대공 미사일 체계의 위치를 적 감시자산에 보이지 않게 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투명망토(Invisible cloak)'라고 부르는 것이다. 한마디로 완벽한 정적으로 미군의 도청을 막는 기술인 셈이다. ◆美 첩보위성·U-2 정찰기로 러 손바닥 보듯 감시=이 소식통은 미국이 1990년대초부터 측면 EMI를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고 전했다. 미국은 또한 첩보위성과 첩보기는 물론 육상 정찰 감시 자산을 활용해 러시아의 일거수 일투족을 손바닥 보듯이 감시하고 있다.미국은 현재 멘토(Mentor) 혹은 어드밴스트 오라이언(Advanced Orion)이라는 첩보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 국가정찰국(NRO)은 1995년 이후 이런 위성의 정찰위성을 최소 5기 쏘아올렸다고 스푸트니크는 전했다.이들 위성들은 지름 약 100m 정도의 전파 반사 접시 안테나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 자세한 능력이나 임무는 극비로 취급되고 있다. 이들 위성들은 비밀임무를 수행면서 정지궤도에서 방출되는 전파를 수집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이 뿐이 아니다. 미군은 U-2 '드래곤 레이디' 정찰기도 운용 중이다. 오산 미 공군 기지에도 배치돼 있는 U-2는 고도 21k m에서 정찰비행을 한다. 록히드 마틴이 생산한 이 항공기는 길이 19.1m 날개 너비 30.9m로 최고 27km까지 상승할 수 있다.순항거리는 5000km 정도다. 이 항공기는 정보수집(SIGINT)용 시니어 글래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 장비는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 때 처음 시험됐다고 한다.

미국의 첩보위성 멘토(어드밴스트 오라이언) 구상도

◆투명망토 둘러쓴 최첨단 S-500 러 영공 철통 방어=투명망토를 둘러쓸 지대공 미사일 체계는 S-500과 S-400 이 꼽히고 있다. S-500(프로메테이,55R6M 트리움파토르-M)은 현재 실전배치돼 있는 S-400(트리움프, 나토명 SA-21 그라울러)을 개량한 것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실전배치될 경우 S-300을 대체할 최첨단 대공 방어체계로 꼽힌다.방산업체 알마즈 안테이가 설계한 S-500의 성능은 무시무시하다. 레이더 탐지거리가 600㎞나 된다. 교전능력도 탁월하다. 초속 7m(마하 20.5)의 속도로 비행하는 초음속 탄도 미사일 7개와 동시 교전할 수 있다. 교전 고도는 최고 200㎞에 이른다.이는 곧 S-500이 항공기나 무인항공기(드론),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는 러시아의 최상층 미사일 방어망의 핵심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S-400은 단거리와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대공 미사일 체계다. 목표물에 따라서 사정거리 40㎞부터 400㎞에 이르는 거리의 공중 목표물을 요격하고 파괴한다. 저고도 비행물체 탐지능력도 있다. 최대속도 초속 4.8㎞(마하 14)로 비행하는 공중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다. 탐지거리 400㎞, 최고 고도는 185㎞다.S-300은 고도 25m~30㎞ 사이에서 마하 2.5의 속도로 비행하는 표적을 파괴한다. 하층 방어망을 구축하는 지대공 미사일 체계다. 사거리는 40~400㎞다. S-500은 이런 무시무시한 성능을 갖췄지만 대단히 조용한 시스템이다.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S-500의 최첨단 무선 통신 체계는 도청으로부터 완벽히 방어된다고 한다. 유사 임의 주파수 호핑(주파수가 이리저리 뛰는 현상) 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전파방해(재밍) 저항 능력도 탁월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투명 망토로 몸을 꼭꼭 감춘 S-500이 버티고 있는 한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F-22 랩터와 F-35 합동공격기, B-2 폭격기 등의 스텔스 전투기조차 러시아 영공을 넘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을 자국 영공이나 영토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러시아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이 이번에는 효험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준 논설위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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