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힘' 안시현 '내셔널타이틀 꿀꺽'

한국여자오픈 최종일 '1타 차 우승' 파란, 무려 12년 만에 통산 2승, 박성현 2위

안시현이 한국여자오픈 우승 직후 딸 그레이스를 안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엄마의 힘."'싱글맘' 안시현(32)이 무려 12년 만에, 그것도 '내셔널타이틀'을 제패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1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장(파72ㆍ6619야드)에서 끝난 제30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작성해 1타 차 우승(이븐파 288타)을 완성했다. 2004년 엑스캔버스여자오픈 이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2승째, 우승상금이 2억5000만원이다. 안시현이 바로 2003년 국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 깜짝우승으로 LPGA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쥔 '원조 신데렐라'다. 미국에서는 그러나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고, 2012년 결혼과 출산, 이혼 등이 이어지며 존재감이 사라졌다. 2013년 시드전을 통해 2014년 KLPGA투어에 가까스로 복귀했지만 상금랭킹 32위, 지난해 역시 42위로 부진했다.난코스로 소문난 베어스베스트 청라에서 오히려 힘을 냈다는 게 아이러니다. 첫날 1언더파에 이어 둘째날과 셋째날 각각 2오버파로 스코어를 지키는데 주력했고, 이날은 '짠물퍼팅'을 앞세워 버디 4개(보기 1개)를 솎아냈다. 16번홀(파4)에서는 특히 14m 장거리 버디퍼트가 들어가는 행운까지 따랐다. '국내 넘버 1' 박성현(23)이 막판 추격전을 펼쳤지만 2위(1오버파 289타)에서 마침표를 찍었다.상금랭킹이 단숨에 5위(2억8200만원)로 치솟았고, 무엇보다 메이저챔프 자격으로 앞으로 4년 동안 시드 걱정 없이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짭짤한 전리품을 얻었다. "3주 전만 해도 '이제는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는 안시현은 "딸의 얼굴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며 "특별한 목표보다 몸 관리를 잘 해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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