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금융당국이 제시한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마감일인 20일이 밝았지만, 이날까지 협상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애초 마감시한을 못 박고 압박해 오던 금융당국은 물리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을 진행하겠다며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임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역금융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고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국과 채권단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협상이 마무리 단계이면 기계적으로 데드라인을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이지 시간을 한없이 주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협상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도, 비관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용선료 협상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에 필수적인 과제인 만큼 모든 역량을 다해 협상에 매달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이 실패하면 법정관리 수순으로 가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도 협상 결렬 시 법정관리 돌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며, 오후까지 상황을 좀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전날 전체 선주들을 상대로 열 예정이던 콘퍼런스콜을 취소하고 이후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협상이 사실상 휴전 모드로 들어갔지만 불발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현대상선 측에서는 전날 협상에서 던질 수 있는 모든 패를 던진 만큼, 해외 선사들의 최후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해외 선주사들은 현대상선의 용선료를 인하해 줄 경우 다른 해운사들도 잇따라 인하 요구에 나설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8일 오후 6시30분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마크 워커(사진 오른쪽)와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해외 컨테이너선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지역금융전문가 초청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고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 "물리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26일 열린 기업 구조조정협의체 회의 직후 언론브리핑을 통해 "용선료 인하 없이는 해운사 지원도 없다"며 용선료 인하 협상 시한을 20일로 못 박은 바 있다. 현대상선은 이달 31일과 다음달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를 열 예정이다.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안을 통과시키려면 그전까지 용선료 인하 최종 결론을 내야 한다. 해외 선주 측에서 협상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불발 의사 또한 밝히지 않은 만큼 데드라인인 20일을 넘기더라도 정부와 채권단이 곧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도록 압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