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료원 파주보존센터 개관…韓영화 복원·보존

영화 '오발탄' 스틸 컷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국내 영화와 관련 자료를 영구 보존하는 한국영상자료원 파주보존센터가 19일 첫 선을 보였다.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에 설립된 센터는 한국영화 복원·보존전문시설이다. 디지털 복원에 필요한 첨단장비를 구축했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필름 현상실을 마련했다. 이날 파주센터 앞 야외광장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저 하늘에도 슬픔이(1984년)'·'침향(1999년)'의 김수용 감독, 배우 안성기·권율·한예리 등 영화인과 정부·지방자치단체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축사에서 "우리 영화가 영구보존 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감동을 참을 수 없다"고 했다. 당장 복원·보존되는 영화는 훼손 우려가 있는 영화의 원본이나 유일본이다. 필름 현상실과 인화실에서 마스터 필름으로 복사하거나 유일본 프린트로 복사한다. 4K 해상도를 구현하는 필름 스캐너와 색 보정기, 마스터링 장비, 사운드 필름 전문 스캐너 등을 갖춰 고전영화를 디지털로 복원하는 작업도 가능하다. 현재 서울 마포구 상암본원에서 보존고를 운영하고 있는 영상자료원은 "이번 개관으로 자료 보존공간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한국영화를 천재지변 등으로부터 더욱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이원보존을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영상자료원은 개관식 뒤 고(故) 유현목 감독의 영화 '오발탄(1961년)' 디지털 복원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영화 리얼리즘의 모범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작품으로, 가난한 계리사 철호(김진규)와 은행을 털어 한몫 챙기려는 영호(최무룡)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비극적인 삶을 다뤘다. 이 영화의 남아있는 필름은 1963년 샌프란시스코영화제에 출품된 영어자막본 뿐이다. 조소연 보존기술센터장은 "화면이 지속적으로 떨리고 얼룩이 계속 출몰했다. 화면 절반가량이 훼손된 부분도 있었지만 2년간 역량을 집중한 끝에 복원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복원본을 관람한 유 감독의 부인 박근자 여사는 "오발탄이 부활했다는 점이 너무 감격스러워서 어제도 오늘도 울었다"고 소회를 말했다. 그는 유 감독이 쓴 오발탄 원본을 직접 들고 나와 공개한 뒤 영상자료원에 기증했다.영상자료원은 올해 하반기에 임권택 감독의 대표작인 '길소뜸'과 '서편제'를 최고 화질로 복원해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또 20일부터 6월17일까지 서울 마포구 시네마테크KOFA에서 특별전을 열고 세계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 열여섯 편을 상영할 예정이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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