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대법원
1심은 "아무런 저항 없이 도망만 가려고 했던 피해자 머리 부위를 장시간 심하게 때려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행위는 절도범에 대한 방위행위로서의 한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1심이 최씨에게 실형을 선고하자 정당방위 논란이 증폭됐다. 항소심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뇌사 상태에 빠졌던 김씨가 2014년 12월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최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다시 재판을 받아야 했다. 최씨는 "빨래건조대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집에 무단침입한 범죄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가한 것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최씨에게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감형을 받았지만, 정당방위는 여전히 인정되지 않았다. 항소심은 "조금만 다쳐도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머리 부위 등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구타했다"면서 "결과적 가중범인 상해치사죄의 죄책을 피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항소심은 "정당방위나 과잉방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해도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잘못이 집에 무단침입해 절도 범행을 하려던 피해자에게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위법성 조각사유는 될 수 없어도 책임 제한의 사유"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정당방위 주장은 인정되지 않은 채 집행유예가 확정했다. 최씨의 후속폭행은 정당방위와 무관한 별개의 폭행이라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쓰러진 후 피고인은 신고를 하러 아랫집으로 내려가다가(휴대전화가 정지된 상태였음) 꿈틀거리는 피해자를 보고 단지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으로 다시 다가가 후속폭행을 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정당방위나 과잉방위 모두 침해상황 및 방어하려는 의사(방위의사)가 전제돼야 하는데, 주거침입 및 절취행위를 중지시키려고 한 최초폭행과 달리 후속폭행은 단지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는 의사만이 있을 뿐이어서 침해상황 및 방위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야간이고 다른 가족들에게 해를 끼칠까봐 경황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법정에 오기 전까지는 그와 같은 주장을 한 바도 없고 실제 당시 경찰이 올 때까지 가족들의 상태를 확인한 바조차 없는 점 등에 비춰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