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제품의 배신]추억 속으로 사라진 '떡볶이 천원어치'

길거리 음식의 '명품화'…서민간식에서 프리미엄 메뉴로 진화재료·맛의 차별화 내세우며 가격도 高高떡볶이 2만원 시대…'프리미엄' 붙이고 값만 오르나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여기, 떡볶이 1000원어치요!"학창시절, 짤랑거리는 동전을 들고 가도 손쉽게 먹을 수 있었던 것이 국내 분식의 대표주자인 '떡볶이'였다. 혼자 먹을 수 있도록 한 '컵 떡볶이'도 있어서 가벼운 주머니에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1000원어치 떡볶이는 사라지고 '1인분=2500원'이 대세로 굳어졌다. 프랜차이즈 떡볶이 전문점들이 등장하고, 백화점에까지 입점하게 되면서 국민 간식 떡볶이에 대한 대접이 달라진 것. 떡볶이뿐만 아니라 길거리 음식들도 진화하면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김밥, 츄러스, 닭강정 등 길거리 음식들이 각자의 개성을 지닌 메뉴들로 진화하면서 고급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츄러스다. 츄러스는 막대 모양의 밀가루 반죽을 뜨거운 기름에 튀겨내는 스페인 전통 간식이다. 국내에서는 놀이동산 등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간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츄러스 전문점까지 나왔을 정도로 인기 간식이 됐다. 츄러스는 2014년 이태원 경리단길 등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다. 스트릿츄러스의 경우,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꼭 가봐야할 맛집으로 언급되며 하루 평균 2500~3000명이 방문하는 곳으로 떠올랐다. 단순히 값이 저렴하고 설탕 범벅이라는 인식에서 '고급화'로 인식을 바꾸고 있다. '길거리 음식의 명품화'가 스트릿츄러스의 지향점이다. 최근에는 베이커리 파리바게뜨도 츄러스 메뉴를 출시했다. 시나몬 슈가를 뿌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면서도 달달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츄러스에 아이스크림을 더하는 등 관련 업계에서는 다양한 츄러스 메뉴를 내놓고 있다.대표적인 분식 '김밥'도 프리미엄을 달고 일찍부터 고급화 대열에 합류했다. 바르다 김선생은 도정한지 15일 미만의 국내산 쌀, 청정지역에서 재배한 김, 전통방식으로 생산한 참기름,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백단무지 등 질 좋고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프리미엄 김밥' 시대를 열었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기존 1000원짜리 김밥과는 달리 3000~4000원대 김밥을 출시,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는 설명이다.김가네는 올초, 분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홈쇼핑에서 창업방송을 실시했다. 전국에 매장 430여개를 비롯해 족발보쌈전문점, 치킨전문점 등 다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김가네 역시 최근 김밥전문점에 대한 인식이 단순 '분식집'에서 외식전문점으로 확대되면서 가맹문의가 늘었기 때문이다. 김가네는 올해 신규매장을 100개 이상 늘린다는 목표다.그러나 일부에서는 서민간식마저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가격만 올라가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운 떡볶이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분식전문점들의 경우, 가장 저렴한 메뉴가 1만4000원대다. 여기에 튀김, 주먹밥 등의 메뉴가 추가되면 2만원대까지 달하기도 한다.직장인 공모씨는 "길거리 음식이 하나의 외식메뉴로 자리잡으면서 손쉽게 접할 수 있게는 됐지만, 차별화를 내세웠다는 이유로 서민간식 가격이 너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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