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삼성물산에 대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실적이 바닥을 찍은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라고 '매수' 추천을 하고 있지만 큰손들은 여전히 파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두 달 동안(3월2일~4월27일) 4735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했다. 올 초만 해도 순매수로 일관하던 기관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팔자로 돌아서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삼성물산 주식을 팔기만 했다. 외국인도 팔자 대열에 합세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737억원어치를 팔았다. 매도 규모는 작았지만 매도타이밍은 기관보다 빨랐다. 외국인은 지난 1월2일부터 이달 27일까지 78거래일 중 21거래일만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 비중도 줄고 있는 추세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슈가 불거진 지난해 4월부터 합병일인 9월까지 외국인 보유 비중은 2~3%였다가 합병 이후 10%까지 치솟았다. 삼성물산이 지배구조 수혜주로 부각된 데다 바이오 부문의 성장성을 보고 베팅했다는 분석이다. 줄곧 9~10% 비중을 유지하던 외국인이 올 초부터 이탈하면서 외국인 비중은 27일 기준 7.95%까지 떨어졌다. 외국인, 기관의 동반 매도에 시가총액은 지난 2월29일 29조3071억원에서 이달 27일 25조4184억원으로 4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계열사인 호텔신라 시가총액 2조8000억여원보다 1조2000억원 가까이 사라진 셈이다. 같은 기간 주가는 지난 2월 말 15만원대에서 이달 27일 13만4000원으로 떨어졌다. 기관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엘리엇 사태 때 삼성물산에 대거 찬성표를 행사해 합병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기관이 삼성물산에 싸늘한 시선을 보이고 있는 건 합병 후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며 합병 시너지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합병한 이후 삼성물산은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4분기 89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 1분기 43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최근의 수주산업 회계 투명성 강화 추세를 고려해 이번 1분기부터 손익 관리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게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자 확대 요인으로 지목된 건설 부문은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부문이다. 하지만 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최근 "사업재편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사업재편 끝났다 말한 적 없다"고 상반된 발언을 하면서 매각 불확실성이 부각됐다. 증권가는 실적이 이미 바닥을 찍은 데다가 이에 대한 영향으로 주가까지 빠진 지금이 매수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교보증권은 이날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15만원으로 17% 낮췄지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적발표 이전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 영업손실의 상당 금액이 확정 손실이 아닌 '수주산업 회계 선진화 방안'에 따른 잠재 손실의 선반영으로 향후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며 "절대 실적 기준에서는 진행 사업장에 다수에 대한 대규모 손실 선반영으로 1분기 실적이 저점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장기업 지분가치를 제외하고 삼성물산 시가총액이 주가수익비율(PER) 30배 이하에서 형성된다면 건설 부문의 부진한 실적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가격대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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