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거래액 114조원으로 신기록인수 급증에 대외투자액 G2 경쟁 산업고도화 정책·내수불안이 원인
지난 2월 스위스 신젠타를 430억달러에 인수한 중국화공. (AP =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지은 기자]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차이나 머니'의 식욕은 올해 들어 더욱 강해지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의 '빅딜'에 대한 의지도 커지고 있다. 가장 M&A가 활발한 지역은 중국이다. 올해 1분기 중국 기업의 해외M&A 규모는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한 해 실적에 바짝 다가섰다.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1~3월 해외 M&A 거래액은 1011억달러(약 114조2000억원)로, 분기 기준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한 해 기록한 1095억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전 세계 M&A 거래액의 약 20%에 해당한다. 올해 연간으로는 2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KPMG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중국 기업의 해외 M&A 건수는 처음으로 외국 자본이 중국 기업을 사들인 건수를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M&A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피인수보다 인수 주체인 경우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2007년 중국의 연간 대외 투자액은 전 세계 17위에 그쳤으나 2014년에는 미국과 홍콩에 이은 세계 3위로 급부상했다. 올해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이 높다고 닛케이는 예상했다.중국에서 해외 기업 M&A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단연 제조업이다. 지난 2월 중국화공집단이 스위스 신젠타를 43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하이얼그룹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를 매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업체 다롄완다그룹이 미국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소비재 관련 대형 M&A도 눈에 띈다. 골드만삭스 해외 M&A 책임자 제임스 델 파베로는 "중국 기업들은 경제 체질이 소비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구매력이 뛰어난 중산층에 어필할 수 있는 해외 브랜드를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중국 자본이 해외로 손길을 뻗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는 해외 기업의 첨단 기술과 브랜드를 자국 산업 고도화와 연결 짓고,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진출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저금리 대출은 물론 해외 진출을 적극 돕는 것도 이 때문이다.또 다른 요인은 중국 내수 경기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실질 경제 성장률은 6.9%로 2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M&A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실제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이 이달 전 세계 45개국 기업에서 1700여명의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가 향후 12개월 내에 M&A를 진행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의 59%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M&A 시장에는 여전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특히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비 IT 기술 기업의 M&A가 빈번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핍 맥크로스티 언스트앤영 글로벌 금융거래 부문 부회장은 "IT 기업은 새로 만드는 것보다 인수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라며 "이미 비 IT기업에 의한 IT 기업의 인수가 3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동안 M&A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으며 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8% 증가했다. 기술 부문의 M&A가 1002건으로 상승세를 이끌었으며 이중 14건은 규모가 10억달러를 넘어섰고, 3건은 50억달러를 넘어섰다. 맥크로스티 부회장은 "우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규모의 M&A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지난 해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도 아주 강력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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