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RV(레저용차량) 비중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서 RV로 반전 기회를 잡으라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주문과 현지 수요에 대응이 미흡하다는 투자 기관들의 지적을 반영한 결과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총 12만3000대의 RV를 팔았다. 11만4000대를 판매한 전년 동기보다 1만대나 늘어난 것이다.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로 3%포인트 증가했다. 앞서 정몽구 회장은 "현지 RV 수요를 철저히 분석, 여기서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상반기 30% 중반대의 RV 판매 비중을 보이며 경쟁사 대비 낮은 성장폭을 보였다. 지난해 7월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에서 RV 운영 전략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전략을 수정하며 판매량이 치솟았다. 신형 투싼을 조기 투입하고 RV 마케팅에 집중한 게 유효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서 판매한 RV는 총 33만3000대로 이는 현대기아차 RV 전체 판매량(53만대)의 절반을 넘는다. 사상 처음으로 월 판매 5만 고지를 넘긴 것도 지난해 12월이다. RV가 차지하는 비율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8월부터 40%를 넘더니 12월에는 43.5%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역대 최고인 '138만대 판매' 성과를 거둔 것도 RV 성장세가 작용한 결과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기아차의 쏘울로 14만7000대, 이어 싼타페가 11만8000대로 2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RV 비중은 39%로 떨어졌지만 3월에는 현대기아차가 미국 진출 후 월별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 일조했다. 투싼은 7800대가 팔리며 4000대 팔린 전년보다 2배나 뛰었고 카니발과 스포티지 등 주력 모델도 모두 상승세를 탔다. 신차 효과도 기대된다. 기존 베스트셀링카인 스포티지의 신형 모델이 상반기에, 하반기에는 새로운 차급인 니로까지 예정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앞으로도 RV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으로 올해 경쟁사들도 RV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지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차종별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40%대의 판매 비중을 유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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