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기본설계·연구인력 250명 상반기 내 거제도로 이동 사측 "해양플랜트는 건조 후 인도가 중요…업무 효율성 높이는 조치"해당 직원들은 혼란…"구조조정 신호탄 아니냐" 우려도
▲대우조선해양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세계 최초로 건조한 PFLNG SATU의 모습.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혜민 기자] 대우조선해양 서울 본사 직원의 절반 가량이 거제도 옥포조선소로 이동한다. 해양플랜트 관련 직원들이 주축이다. 회사 측은 해양플랜트 인력을 한 곳에 모아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짐을 싸야하는 직원들은 사실상 구조조정 신호탄이 아니냐며 혼란에 빠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안에 총 250명을 거제도로 내려 보낼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기본설계를 맡은 부서 직원 200명과 해양플랜트 관련 연구인력 50명이 대상이다. 사측은 곧 공식일정을 해당 직원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현재 본사의 직원은 총 550명으로, 절반 가까이 짐을 싸게 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로 '해양플랜트 공정 집중화'를 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해양플랜트 세부설계 인력은 옥포조선소에 있다"며 "여기에 기본설계 인력까지 합쳐지면 현장소통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적자의 원흉인 해양플랜트를 기일에 맞춰 건조하고, 무사히 인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양플랜트는 추가 수주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2014년 11월을 마지막으로 세계 시장에서 발주가 중단된 상태다.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인기가 사라진 탓이다. 컨테이너선, LNG선 등을 포함한 상선 영업설계 인력들은 그대로 본사에 남는다. 상선 부문은 조만간 수주 소식을 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사 영업조직과 함께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셈법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도 최근 유럽 출장을 다녀오는 등 2분기 내 선박 수주에 매진하는 중이다. 해양플랜트 직원들이 떠난 자리에는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이 들어오기로 했다. 중앙연구원은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의 두개 층을 빌려 입주해 있었다. 이들이 본사로 들어오면 임대료도 절약할 수 있다. 이동 대상인 해양플랜트 관련 직원들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이름만 '이동'일 뿐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 노조 관계자는 "거제 이전을 시도할 때마다 이를 꺼린 사람들이 사표를 많이 썼다"며 "이번에도 관두는 직원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직원들은 이번 결정을 사실상 권고사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에 이동하는 해양플랜트 기본설계직의 여성 비율은 10%에 이른다. 다른 부서보다 여직원 비중이 높다. 한 직원은 "삶의 기반을 서울에서 거제로 옮긴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다"라며 "이미 결혼을 했거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들에게는 사실상 그만두라는 말과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대규모 적자를 낸 후 지난해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본사 임원을 55명에서 42명으로 줄였다.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을 통해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 1300명 중 300명을 내보냈다. 올해는 2019년까지 외부인력을 포함해 1만2000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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