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명 소송’ 남발 강용석, 변호사 품위 유지 위반 조사 받아

[아시아경제 이종윤 인턴기자] 국회의원 출신 강용석 변호사가 자신을 모욕,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네티즌을 무더기로 고소했지만 소송을 남발했다는 진정이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접수돼 조사를 받게 됐다.서울변회는 '공인(公人)인 강 변호사가 네티즌에 대한 고소 및 소송을 남발하는 것은 변호사로서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여러 건 접수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강 변호사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 자신에게 모욕 댓글을 단 네티즌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74건에 달했다. 전체 피고가 854명, 전체 소송가액이 14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강 변호사는 주로 한 건의 소송을 낼 때 네티즌13명을 한꺼번에 묶어 1인당 150만원씩 모두 195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네이버 아이디 a*******를 사용하는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지난해 12월8일은 하루에만 무려 29건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특성상 한 명이 여러 개의 아이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고의 숫자는 줄어들 수 있다. 강 변호사는 일부 피고에 대한 소송을 취하했는데, 네티즌에게 합의금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오픈넷 관계자는 "강 변호사로부터 고소 당했거나 민사소송에 걸렸다는 누리꾼들의 상담문의 전화가 수십 건 들어왔다"면서 "진정 처리 결과를 지켜본 뒤 검·경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례를 취합해 강 변호사를 무고죄로 역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오픈넷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보장 등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다. 이에 법조계 관계자는 "네티즌이 공인을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고 해서 자신의 법률지식과 변호사로서의 지위를 함부로 남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변호사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현행 변호사법 24조는 '변호사는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강 변호사에 대한 예비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아직 징계 등 처분에 관한 결론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한편 강 변호사는 지난해 9월 서초역에 '너! 고소'라는 문구와 함께 삿대질 하는 장면의 광고포스터를 게재했다가 서울변회로부터 변호사의 품위 유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종윤 인턴기자 yaguba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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