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점도표 시장 신뢰 잃고 있어 <블룸버그>

점도표 전망 시장과 괴리…점도표의 단순함도 문제로 지적돼Fed도 변화 고민중…1월 FOMC서 팬차트 형태 점도표 검토[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가 공개하고 있는 점도표가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점도표는 가로변에 시간(연도), 세로변에 기준금리를 표시해 Fed 통화정책 위원들이 향후 기간별로 기준금리가 얼마나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그래프다. Fed는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점도표를 공개하고 있다. 점도표가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 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아직 먼 얘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됐던 지난해부터 점도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점도표 [자료: 블룸버그]

문제는 그동안 점도표에서 나타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점도표상으로는 Fed 통화정책위원들은 올해 3~4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기껏 해야 한 차례 인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Fed 통화정책 위원들은 계속해서 미국 경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빠르게 예상했다고 지적했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팻 말다리 선임 채권 투자전략가는 "Fed 통화정책 위원들은 대개 경기가 좋다고 말했고 경기가 안 좋을 때에는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며 "우리는 점도표에 많은 신뢰를 주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장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점도표에 지나치게 신경쓰지 말고 미국 경제지표에 좀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점도표가 너무 단순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너무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는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데 단순한 점도표 상에서는 여러 불확실성 요인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점도표를 작성하는 사람과 이를 해석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핌코의 리처드 클라리다 투자 자문은 통화정책 위원들은 점도표를 통해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는 뜻을 나타낸 것인데 시장에서는 예상이 아니라 네 차례 인상으로 확신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준금리 인상 과정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되레 모호성을 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랙록의 수석 채권 투자전략가인 제프리 로젠버그도 "시간을 기본으로 한 가이던스는 너무 솔직한 수단"이라며 현재 사용되는 점도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로젠버그는 Fed가 더 이상 시간을 기본으로 한 가이던스를 사용하지 않고 모호성을 더하는 변화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Fed도 모호성을 더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FOMC에서 Fed는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을 설명하기 위해 팬 차트(fan chart·부채 모양의 차트)를 통해 설명하는 방식을 논의했다. 점도표 형태를 바꾸는 방식을 고민했던 셈이다. Fed는 당시 결론을 내지 못 했지만 계속 팬 차트의 도입을 검토해 보기로 했다. 한편 클라리다 자문은 이번 FOMC 후 공개되는 점도표에서는 Fed의 금리 인상 전망이 하향조정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한 차례 정도로 낮춘다면 그것 또한 놀랄 일이 될 것이라며 Fed 통화정책 위원들이 올해 세 번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으로 전망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클라리다는 시장도 지나치게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아서도 안 된다며 올해 최소한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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