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독립성 강화, 삼성전자는 분기배당 등 도입
11일 삼성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요 경영성과와 경영방침에 대해 주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삼성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 운영의 독립성과 감독기능을 강화한다. 그동안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겸임을 해왔는데 의장으로 선임될 수 있는 자격을 사외이사를 포함한 등기이사로 확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도 고쳤다.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주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선도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사회의장직 외부 개방…삼성전기, 한민구 이사회 의장 선임=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계열사들은 11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정관변경에 따라 사외이사 중 한 명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는 이날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론된다. 박 전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책임졌던 인사로, 학자와 관료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삼성전자가 주총 이후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재선임된 권오현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을 1년만에 바꿀 경우 사업의 연속성 등 신뢰를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며 "우선은 정관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변경해 둔 것으로 봐 주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의 경우 상황에 따라 이사회 의장을 빠른 시일 내에 변경할 수 있다. 삼성전기는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인 한민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를 선임했다. 삼성SDI는 이사회를 열었지만 이사회 의장은 조남성 사장이 기존대로 맡기로 했다. 삼성물산, 호텔신라도 주총에 이어 이사회는 열었지만 기존대로 최치훈 사장과 이부진 사장이 의장직을 지속한다. ◇주주친화 정책 주력…삼성전자, 분기배당제도 도입= 삼성은 올해 그룹 차원에서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사회 의장직을 외부에 개방한 것과 더불어 삼성전자는 분기배당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분기실적을 발표하면서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 올해부터 분기배당제를 도입해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제3자 배정 신주발행 한도를 100분의 30에서 100분의 20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안건, 그리고 한자 표기 정관 문구를 한글로 재정비하는 안건 등도 처리했다.주총 행사 자체는 주주들에게 다가가는 '주주친화형'으로 진행됐다. 이사들의 자리도 주주들과 마주볼 수 있도록 무대 앞 쪽에 마련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각 부문 대표이사들이 나와 사업부문별 사업보고를 하고, 주주들의 질문을 받았다.이례적으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이 길어진 탓에 오전 9시에 시작한 주총은 점심시간을 넘겨 12시 20분까지 진행되기도 했다. 주총 안건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나와 표결에 부쳐지는 모습도 연출됐다. 지난해 합병 후 처음으로 주총을 진행한 삼성물산도 주주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최치훈 사장은 주총에 참석해 "주주와의 소통을 적극 확대하고 CSR 활동 강화를 통해 사회적인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S 주총에서는 한 주주가 주가 폭락에 대해 질문하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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