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매주 금요일 시니어 남성들 영양요리교실 운영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쌀은 왜 3~4번 씻으라는 거유? 깨끗하게 한 번만 씻으면 안되나?”“콩가루를 냉이에 어떻게 묻히면 되는 거요?” “양념을 섞으려면 어느 그릇을 써야 하나?” “고기 핏물은 어떻게 빼요? 거참 어렵네”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양천구 목동보건지소에선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20명 남짓의 어르신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재료를 다듬고 볶으며 자신들만의 요리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머리에 하얗게 내린 눈발, 칼질은 서툴지만 열정만은 뜨겁다.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잠시 당황한 선생님을 위한 센스있는 한마디도 잊지 않는다.“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해요. 유치원생이라고 생각하고 가르쳐 주면 되지~ 뭐.”양천구(구청장 김수영)는 4월15일까지 색다른 요리교실을 운영한다. 오직 65세 이상 남성 어르신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행복한 인생 2막, 시니어 영양교실’로 매주 금요일 오전 열시부터 목동보건지소에서 진행할 예정이다.구는 지난해 11월 시니어 영양교실 1기를 운영했다. 노령화시대를 대비하여 주방이 익숙하지 않은 남성 어르신들이 스스로 식생활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진행했던 영양교실은 참가 어르신들의 호평을 받으며 마무리 됐다.

요리 교실

이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선정한 구는 그간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26일 2기를 시작했다. 영양교실 2기에서는 총 8번의 수업이 진행된다. 이는 지난 1기보다 두 배가 늘어난 것으로 4번의 수업이 너무 짧아 아쉬웠다는 1기 어르신들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인 결과다.메뉴도 더욱 다양해졌다. 콩가루냉이된장국, 쑥국, 돌나물사과무침, 달래오이무침, 봄나물 모둠전, 냉이꼬막된장무침 등 제철 재료들을 활용한 음식은 물론 떡잡채, 견과류멸치볶음, 찜닭, 버섯불고기전골, 오징어콩나물볶음, 청포묵무침 등 한상차림으로 내놓아도 손색없는 요리도 배우게 된다.이와 동시에 당일 활용한 요리재료들의 식품군과 영양소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건강식생활교육도 마련되어 있다. 어르신들이 바르게 알고 골고루 챙겨먹을 수 있도록 하여 건강한 노년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메뉴만큼 다양한 것은 영양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의 연령대와 사연. 외식이 지겨워 집 밥을 만들기로 결심했다는 최고령자 82세 어르신, 평생의 반려자인 할머니와 사랑하는 손자에게 직접 음식을 해주고 싶다는 71세 어르신은 물론 할머니가 먼저 떠나버린 후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용기를 내어 도전한 65세 어르신도 있다.양천구는 이번 영양교실이 끝나는 대로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들을 위한 이유식 교실을 진행할 예정이며, 요리교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요리경연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경연대회 활용을 목적으로 보건지소 3층 옥상공간에 상자텃밭을 설치하기도 했다. 김수영 구청장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을 하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회를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헌신해 오신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많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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