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7시, 4일 오후 3· 7시 금나래아트홀서 개최...국내 유일 고등학생이 만든 ‘레미제라블’ 영어 라이선스 뮤지컬 공연... - 학생 100여 명이 지난해 9월부터 대본연습, 연기, 안무, 발성 기초 등 6개월의 교육과정을 거쳐 완성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첫 번째 학생 쓰러지고, 두 번째, 세 번째...아니 좀 느리잖아. 바로 바로 쓰러져야지! 자, 자 다시 해보자”지난달 29일 오후 2시 금천구청 평생학습관. 뮤지컬 배우 최은석 감독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이 다시한번 연기에 몰입한다. 학생들이 연습하고 있는 것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유명한 바리케이트 전투 장면. 마침내 감독으로부터 오케이 사인을 받은 후 주변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50여 명의 학생들의 박수가 쏟아진다.학생들은 3·4일 이틀간 금나래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청소년들이 만든 ‘레미제라블’ 영어 뮤지컬을 연습 중이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해 올해 3번째 공연으로 국내 유일의 고등학생이 만든 영어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레미제라블 청소년 뮤지컬 공연 장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뮤지컬에 참여하고 싶어 지원했다는 문일고등하교 서재홍 학생은 “지난해에는 앙졸라 역할을 했었는데 올해는 장발장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어 오디션을 보고 당당히 합격했다”고 말했다.3년째 이어오고 있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금천구 교육지원과 조성익 주무관은 “학생들은 지난 6개월 동안 빈틈없는 학교생활 중에서도 주말까지 반납하며 연습에 몰두했다”며 “한창 친구들과 놀고 싶은 때인데도 열정을 가지고 연습에 임하는 모습이 참 자랑스럽다”고 말했다.이 공연의 시작은 3년 전 고등학교 진학 예정인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해외 어학연수 사업에서 출발했다. 연수 후 학생들은 창의인재학교 영어교육 프로젝트인 ‘금천레미제라블스쿨’을 결성해 영어대본을 공부, 공연을 관람하는 등 자발적인 활동으로 진행됐다.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던 금천구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보다 짜임새 있는 공연을 위해 국내 최초로 ‘레미제라블’의 스쿨 에디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또 구는 공연 예산을 지원하고 레미제라블 한국어 공연을 초연했던 레미제라블코리아와 기획자, 배우들을 멘토로 초빙했다. 이번 공연에는 감독 오은성, 연출 최은석, 음악감독 정혜진 등이 합류했다.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총 100여 명의 학생들이 지난해 9월부터 작품 연습에 몰두했다. 겨울방학에도 영어대본 숙지, 뮤지컬 연기, 안무 발성 기초과정 등을 이수했다.공연 준비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마리우스 역을 맡은 금천고등학교 김헌주 학생은 “공연이 코앞이라 긴장되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괜찮다”며 “정규 연습시간은 오후 2시부터 오후 9시 까지 인데 개인 연습을 위해 오전 10시에 나온다”고 말했다.공연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경험은 실제 진로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올해 금천고등학교를 졸업해 뮤지컬연기과에 진학한 16학번 새내기 장재형 학생은 1, 2회 때의 공연 경험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됐다.그는 “원래 뮤지컬이나 연기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공연을 함께 한 친구들과 협동심, 무대에서의 쾌감, 성취감, 관객의 박수소리 등이 뮤지컬 관련학과에 진학하게 된 이유”라며 “앞으로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레미제라블 청소년 뮤지컬 공연 장면
장재형 학생 외에도 올해 연기예술관련 학과에 입학한 이상학 학생 역시 1회 때 떼나르디에 역할을 맡은 경험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두 학생은 올해에도 공연에 참여해 후배들을 지원할 계획이다.청소년들이 만든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3일 오후 7시와 4일 오후 3시·오후 7시 이틀간 금나래아트홀에서 진행한다. 관람예약은 금천구청 홈페이지 예약시스템을 이용하면 되며, 관람료는 무료다.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꿈을 잊고 살아가는 청소년과 자신이 바라던 삶을 살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 동안 공연 준비를 위해 땀 흘린 모든 학생들이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성공적인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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