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골프전문기자
PGA내셔널코스 15번홀 티잉그라운드에는 "여기서부터 베어트랩입니다"라는 표지석이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우승자를 결정한다."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610만 달러)의 격전지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코스(파70ㆍ7158야드)의 15~17번홀, 이른바 '베어트랩(Bear Trap)' 이다. '옛날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2001년 코스를 리뉴얼하면서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의 11~13번홀, 바로 '아멘코너'를 롤 모델로 삼아 승부처로 조성한 곳이다. 오거스타의 '파4-파3-파5'와 달리 '파3-파4-파3'로 이어진다. 15번홀(파3ㆍ179야드) 티잉그라운드에는 아예 "여기서부터 베어트랩입니다"라는 표지석이 있다. 선수들에게는 "정신을 바짝 차려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실제 2007년 이 대회를 유치한 이래 지난 10년간 출전선수의 18%가 3개 홀에서 보기, 33%가 더블보기, 40%가 트리플보기이상을 기록했다. 일단 3개 홀 모두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그린까지 길게 이어지는 워터해저드가 '덫'이다. 무려 76%가 1개 이상의 공을 수장시켰다. 목표는 그래서 '파지키기'다. 15번홀이 출발점이다. 티 샷이 물을 건너 작은 그린에 정확하게 떨어져야 한다. 바람이 항상 오른쪽으로 분다는 점에서 오조준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변수다. 패트릭 리드(미국)는 지난해 최종일 티 샷이 워터해저드로 직행하면서 더블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아 순식간에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그린 왼쪽에는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16번홀(파4ㆍ434야드)은 PGA투어에서 가장 어렵다는 파4홀이다. 90도 각도로 심하게 꺽이는 우도그레그 홀인데다가 오른쪽은 온통 커다란 호수다. 페어웨이 경사 역시 오른쪽으로 흘러내린다. 티 샷을 잘 쳐도 두번째 샷은 220야드의 거리에서, 그것도 다시 물을 건너는 고행길이 남는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최소한 1타, 물에 빠지면 더블보기이상을 각오해야 한다.17번홀(파3ㆍ190야드)은 오른쪽으로 거의 반원 형태다. 샷이 짧으면 물에, 길면 벙커다. 디펜딩챔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지난해 우승 과정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간 홀이다. 최종일 티 샷이 슬라이스 나면서 2타를 까먹어 다 잡았던 우승을 날릴 위기에 직면했다가 가까스로 연장전을 성사시킨 뒤 연장 두번째 홀에서는 5번 아이언 샷으로 기어코 '우승 파'를 솎아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