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기자
오종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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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국제유가는 오히려 저물가를 확산시켜 세계 경제 전체를 둔화시켰다. 이는 저성장→수요 축소→생산 감소→고용 긴축→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저물가ㆍ저성장으로 악순환하는 구조를 초래했다. 저유가로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큰 타격을 입은 영향으로 전체 수출 중 신흥국 비중이 58%에 달하는 한국은 조선ㆍ건설ㆍ플랜트 등 주력 수출 분야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실물 경제도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각종 단기 처방에도 불구하고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넘쳐나는 시중자금이 부동화되고 있는 점도 큰 문제다. 지난해 두 차례의 금리인하와 재정확장정책으로 시중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했지만 정작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통화유통속도는 0.71로 직전분기 0.72보다 0.01포인트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소비와 투자 등에 자금이 쓰이지 않아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90년 1.51에 달했던 통화유통 속도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0.88로 떨어진 후 추세적 하락국면이다. 중앙은행이 공급한 본원통화가 시중 금융회사를 통해 몇 배의 통화를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통화 승수도 작년 3분기 17.8까지 떨어졌다. 이 역시 역대 최저치다. 은행 대출이 공급에 비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공급이 늘어나도 수요가 창출되지 않고 있는 셈이고 이는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통화ㆍ금리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글로벌 중앙은행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마이너스 기준금리도 기대와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의 예상된 파급효과는 자국 통화가치 하락→수출 증가→경기호조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엔화가치는 되레 뛰고 있다. 유로화 역시 최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추가 양적완화 발언을 한 이후 더 올랐다.글로벌 경제가 전통적인 성장경로를 완전히 벗어나고 있는 만큼 국가간 공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