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집밥' 2명 중 1명 수준으로 떨어져외식문화의 공습…편의점·패스트푸드점 아침시간대 매출 급증[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가족 모두 둘러앉아 따뜻한 밥 한 그릇 먹던 '식구(食口)'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1인가구,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아침ㆍ점심ㆍ저녁 삼시세끼 사먹는 게 일상이 되면서 가족과 함께 집밥을 먹는 이들은 2명 중 1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대로 밥을 사먹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외식수요만 매년 증가하고 있다.3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씨유(CU)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4년간 간편식품의 시간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오전 6시부터 9시까지의 매출비중이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삼각김밥, 김밥, 샌드위치 등의 아침시간대 매출비중은 2012년 18.3%, 2013년 19.6%, 2014년 21.0%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도 21.1%를 차지하며 다른 시간대와 격차를 보였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점심과 저녁시간대에 매출이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 빠르고 간편한 아침대용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아침시간대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매출 신장세도 두드러졌다. 올 1월1일부터 2월1일까지 한 달간 오전 6시~9시 사이 아침시간대 간편식품 매출 신장률은 주먹밥ㆍ김밥이 전년대비 19.3% 증가했으며 샌드위치는 16.6% 늘었다.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전문점에서는 아침 겸 점심인 '브런치' 메뉴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스타벅스의 브런치 메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0% 증가했으며 탐앤탐스에서는 오전 11시까지 판매하는 모닝세트가 올 1월 기준, 전년대비 33% 이상 신장했다. 던킨도너츠에서 판매하는 아침전용 메뉴인 모닝콤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5% 이상 증가하는 등 매년 두 자릿수로 늘고 있다.평일에는 바빠서, 주말에는 귀찮거나 피곤해서 밥을 사먹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외식 빈도도 크게 늘었다. 한국외식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외식 빈도수는 월 14.7회로 전년대비 5% 늘었다. 한달에 절반은 음식점에서 밥을 사먹는다는 의미다.밖에서 먹지 않고 집에서 끼니를 때운다고 해도 이 경우 역시 '집밥'은 잘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산업연구원이 음식점 방문, 주문배달, 포장 등 3개 분류로 나눠 조사한 결과, 주문배달과 포장을 통한 외식은 2014년 대비 각각 36%, 46% 증가했다. 월 평균 3번 이상은 집에서 밥을 먹더라도 음식점에서 음식을 배달하거나 포장해서 먹는 셈이다. 김밥집에서 김밥을 사먹을 때조차 배달이나 포장해서 먹는다. 김밥업계 1위인 김가네의 경우, 지난해 매장 내 판매 비율은 45.8%였던 반면 배달판매와 포장은 각각 44.1%, 10.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즉석밥 시장이 성장하면서 집에서 직접 밥짓는 모습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통계청의 '2015년 양곡소비량조사'를 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9㎏으로 전년대비 3.4% 줄었다. 30년 전인 1985년 128.1㎏일 때와 비교하면 반토막 났다. 하루 소비량으로 따지면 평균 172.4g으로, 밥 한공기(300g)도 안 먹는다는 얘기다. 반대로 즉석밥 시장은 지난해 4만6022t으로 전년대비 6.6%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 시장 규모가 2000억원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외식업계 관계자는 "맞벌이, 싱글족 증가에 따라 외식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외식업체들은 이런 추세에 맞춰 지속적인 메뉴 개발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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