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최준철 VIP 투자자문 대표는 복학생이었던 2001년 봄 ‘뉴아이’라는 가치 투자 사이트에 올라온 종목 분석 글을 읽고 또 읽었다. 날카로운 분석에 매료된 최 대표는 글을 쓴 사람에게 만나보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다. 아저씨 일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만나보니 같은 대학, 같은 학번에 나이도 같았다. 학과는 경영학과(최 대표)와 경제학과로 달랐지만 재수를 한 것도 공통점이었다. 이렇게 만난 사람이 동업자이자 인생의 동반자인 김민국(사진) VIP 투자자문 공동 대표였다. 최 대표는 김 대표의 권유로 서울대 주식투자 동아리인 투자연구회에 가입했다. 대학 졸업할 무렵인 2003년 8월 이들은 의기투합해 폐업직전의 투자 자문사를 인수해 VIP투자자문을 설립했다. 회사 이름은 ‘가치투자의 개척자(Value Investment Pioneer)’라는 뜻과 모든 고객을 VIP로 모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 넥슨 김정주 대표가 제도권 금융 경험이 전혀 없던 이들에게 100억 원을 맡긴 게 큰 힘이 됐다. 김정주 대표는 최 대표가 대학생 시절 증권 금융 사이트인 팍스넷에 게임 회사를 분석한 글을 올린 것을 보고 연락을 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 최 대표와 김 대표는 VIP투자자문 설립 후 3년 동안 ‘동거’를 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무실을 숙소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들은 24시간 붙어 지냈다. 회사 규모가 커진 지금도 이들은 사무실을 같이 사용한다. 부산 출신 최 대표와 광주 출신 김 대표는 한국사회에서 동업은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14년째 VIP 투자자문에서 동고동락하고 있다. 최 대표는 “가치 투자를 신봉하는 투자 철학이 같았던 점이 우리 동업의 가장 큰 근간이었다”면서 “우리 둘은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졌지만 서로의 차이점을 매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행동과 주장의 근거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 이후 이만큼 회사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토론을 통해 지혜와 힘을 하나로 모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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