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첫 번째 의문은 그들을 ‘몸통’으로 볼 수 있는 지다. 법조계는 의문을 품고 있지만, ‘음모론’이야 어디에서나 생겨나기 마련이다. 진실과 거짓이 혼재된, 정보와 역정보가 유통되는 공간에서 음모론을 섣불리 ‘진실’로 믿는 것도 위험하다. 하지만 단순한 음모가 아니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법원이 판단을 내린 경우가 바로 그럴 때다. 7일 오후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정보유출을 둘러싼 의혹 당사자들이 선고공판을 받았다. 항소심 선고가 이날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가 판결을 내렸다. 음모론 수용 여부는 일반인의 몫이다. 수사하는 것은 검찰의 몫이다. 수사한 의혹을 최종 판단하는 것은 결국 법원의 몫이다. 법원의 판단은 그래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 조오영 전 행정관은 2013년 6월 조이제 전 국장을 통해 ‘채동욱 혼외자’ 관련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당시는 검찰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기 직전이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재임기간은 2013년 4월4일부터 9월30일까지다. 이른바 ‘채동욱 뒷조사’는 검찰총장 재임기간에 이뤄진 일이라는 얘기다. 검찰총장이 왜 뒷조사 대상이 됐는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음모론의 스토리는 국정원 의혹 수사에 적극성을 보였던 채동욱 전 총장이 견제를 받다가 혼외자 의혹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는 내용이다. 청와대의 조오영 전 행정관이 서초구청의 조이제 전 국장을 통해 정보를 입수한 게 맞는지 사실관계부터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1심은 조오영 전 행정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면 이번 의혹은 싱겁게 정리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2심은 전혀 다른 판단을 내렸다. 서울고법 형사5부는 조오영 전 행정관에게 벌금 700만원의 ‘유죄’를 선고했다. 1심 무죄에서 2심 유죄로 결과가 바뀐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2심 재판부가 유죄 판단을 내린 이유다. 2심은 “조이제는 2013년 6월 11일 오후 4시55분께 조오영의 부탁으로 담당 직원에게 정보 조회를 지시한 것을 자인하는데, 이는 해당 직원의 진술과 부분적으로 부합하며 조오영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은 시각과도 객관적으로 일치해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조오영 전 행정관은 청와대 감찰과 검찰 수사 당시 ‘채동욱 혼외자’ 관련 정보를 조이제 전 국장에게 요청했다고 자백했다가 1심 재판과정에서 이를 부인했다. 1심은 그 진술을 받아들여 조오영 전 행정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조오영은 청와대 감찰과 검찰 조사에서는 자백했다가 1심에서는 허위로 자백한 것이라고 번복했는데, 이런 주장의 객관적 타당성이 결여돼 있어 종전의 자백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