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종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들썩거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최고 3.5% 급등하면서 배럴당 38.32달러까지 치솟았다. 영국 런던 인터컨티넨탈선물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2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최고 3.2% 급등하고 있다.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고조돼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유가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사우디 내 소수 종파인 시아파 교도들이 사우디의 주요 원유 생산 지역인 동부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미 동부 지역에서는 소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사우디 동부 항구도시 카티프에서는 거리 시위가 발생했으며 사우디 군 당국은 장갑차를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가 차량을 불태우고 경찰서를 공격하는 모습의 현장 사진도 공개됐다. 사우디 당국은 미디어 보도를 차단하면서 시위 조기 진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마나르 에너지 컨설팅의 로빈 밀스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긴장감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30% 하락해 2년 연속 폭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년간 유가가 62% 떨어졌다며 이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1998년 낙폭을 뛰어넘은 역대 최대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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