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기업들은 올해 임단협이 일단락됐지만 내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사관계의 최대불안요인은 정치권과 노동계,경영계간에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노동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꼽혔다. 또한 내년 임·단협은 늦게 개시되고, 교섭기간도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됐다.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회원사 304개사를 대상으로 '2016년도 노사관계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67.1%가 내년 노사관계가 불안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훨씬 불안은 15.1%, 다소불안은 52.0%였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26.3%였고 다소 안정될 것이라는 응답비율은 6%에 그쳤다.최대 불안 요인으로 '노동시장 개혁 관련 법 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란'(46.2%)을 꼽았다. 이는 기업들이 노동개혁 법안 통과가 지연될 경우 노동계 투쟁 증가, 임·단협을 통한 노동개혁 무력화 시도 등으로 노사관계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노동계 투쟁노선 강화'(22.3%), '노사관계 현안을 둘러싼 법적분쟁 확산'(21.2%), '20대 국회의원 선거 등 선거정국'(10.3%) 등도 내년 노사관계의 주요 불안요인으로 꼽혔다.
내년 노사관계 전망
기업들은 2016년 임·단협은 늦게 개시되고, 교섭 기간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임·단협 요구 시기는 '7월 이후'(33.3%)에 집중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교섭 기간은 3~4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64.7%로 나타났다. 이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와 노동개혁 및 후속조치 관련(취업규칙 변경 지침 등) 논란 등으로 임·단협의 조기 개시가 불투명하며 임금체계 개편, 사내하도급,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 등 다양한 교섭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기업들은 내년에는 '협력업체(아웃소싱) 분야'의 노사관계 불안이 가장 클 것(25.1%)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산업현장에서는 대기업 협력업체의 장기 파업과 불법 고공농성 등으로 노사관계 불안이 증가한 바 있다. 또한 기업들은 '금속 분야(17.5%)'의 노사관계 역시 불안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노동시장 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과 계열사·업종별 공동투쟁 등 현장투쟁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데다, 특히 지난해 대기업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강성인 인사가 당선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들은 2016년 임·단협 주요이슈로 '임금인상'(3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복리후생제도 확충'(17.0%), '임금체계 개편'(14.5%),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10.1%) 순으로 조사됐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들의 매출 감소 및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인한 지불 여력약화에도 불구하고 노동계가 여전히 고율의 임금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내년 노사관계가 불안해 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내년 임단협 예상
기업들은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필요한 제도로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 신설'(23.0%)을 가장 높게 꼽았다. 이 밖에도 '집회·시위에 대한 규제 강화'(19.9%), '쟁의행위 기간 대체근로 허용'(16.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사업장 점거 전면 금지'(14.4%),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14.1%)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경총은 "기업들이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의 연례파업, 불법·정치파업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대응 수단이 미흡한 만큼 노동 관련 법?제도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한편, 응답 기업의 78%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중앙 정부와 별도로 노동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노사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기업들은 노사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자체의 노동정책으로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생활임금 도입'(39.7%), '청년실업수당 지급 등 선심성 정책'(24.0%) 등을 지적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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