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뜨거웠던 올해 부동산 경매 시장은 두 단어로 압축된다. 바로 '물건 감소'와 '주거시설'. 일반 부동산 시장에서의 매매 거래가 활기를 띠자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줄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를 주도한 것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라는 얘기다.12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전국에서 진행된 경매건수는 총 14만3854건으로 남은 약 20일간 진행건수를 포함시켜도 15만건 초반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년도 대비 25% 가량 물량이 줄어든 수치다. 가장 진행건수가 많았던 2005년과 비교해 보면 거의 3분의1 수준이다.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일반 부동산 시장 거래량이 급증하고 저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대폭 줄어들면서 법원경매로 나오는 물건이 매달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며 "물건의 감소는 부동산 수요 증가와 맞물리면서 평균 낙찰률과 평균 응찰자수는 역대 최고, 낙찰가율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경매 진행 물건 감소는 평균 낙찰률 상승 및 평균 응찰자 증가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낙찰건수는 5만3805건으로 낙찰률 37.4%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 응찰자도 지난해 대비 0.3명 증가한 4.3명을 기록해 경매 통계가 작성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5년간 전국 연도별 아파트 법원경매 낙찰가율.
특히 주거시설에 대한 경매가 특히 뜨거웠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들이 경매시장에 속속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저금리 기조로 인해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면서 저렴하게 주택을 낙찰받아 월세를 받으려는 투자자들도 주거시설 경매에 몰렸다. 대구와 부산, 울산, 제주 등 지방도 인구증가 및 부동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환금성이 좋은 주거시설에 역대 최고 수준의 응찰자가 몰렸다.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의 경우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전용면적 45.6㎡) 11층 아파트는 2012년 3월엔 1억4699만원에 낙찰됐으나 올 8월에는 같은 평형의 12층이 16.6% 뛴 1억7136만원에 낙찰됐다. 10억원이 넘는 강남의 고가 아파트도 마찬가지 상황. 역삼동 개나리아파트 171.5㎡(5층)는 3년 전 5명이 입찰해 11억390만원에 낙찰됐으나 올해는 같은 평형(11층)에 12명이 몰려 감정가를 훌쩍 넘긴 12억8500만원에 팔렸다. 논현동 두산위브1단지 역시 8억7000만원이던 낙찰가격이 9억8415만원으로 3년 새 1억원 이상 올랐다.이 선임여구원은 "아파트의 경우 부동산 중 가장 환매가 쉽고 내부 평형이나 가격 등의 정보가 비교적 정확하게 나와 있어 경매 시장에서 가장 리스크가 적은 물건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여기에 전세난과 저금리가 맞물리면서 초보부터 고수까지 다양한 투자자들이 접근해 평균낙찰가율 90% 돌파라는 초유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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