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알츠하이머 근원적 치료 가능 신약 개발
▲신약후보물질에 의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 치매 생쥐 뇌(좌)와 약물 투약 후 치매 생쥐 뇌(우).[사진제공=KIST]<br />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기억을 잃어버리는 비극의 질병, 알츠하이머에 대한 완벽한 치료제가 나올 수 있을까요. 국내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독성 단백질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은 물론 인지 능력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후보 물질을 개발해 눈길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후보 물질은 특별한 조작 없이 물에 타서 먹어도 될 만큼 편리합니다. 현재 전임상단계가 완료됐고 조만간 국내외 제약업체와 손을 잡고 임상실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빠르면 2년 안에 늦어도 3년 만에 임상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임상에서 좋은 효과가 입증된다면 이는 알츠하이머 치료에 획기적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령화 시대의 대표적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60~80%를 차지할 정도로 치매 중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예방과 치료 방법이 없는 질병이어서 주변 가족에까지 많은 악영향을 끼칩니다. 무척 고통스러운 질병입니다. 약 10년여에 걸쳐 진행되며 치료기간동안 오랜 약물 투약이 필요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섭취하기 쉽고 부작용이 적으며 체내에 들어갔을 때 안정성이 뛰어난 의약품이 절실한 시점이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습니다. 식수에 타서 마셨을 때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뇌에서 완벽하게 제거하고 치매 증상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켜줄 수 있는 물질입니다. 세계적으로 처음 보고되는 치료방법이라고 하는군요.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량체는 정상인의 뇌에도 분포돼 있는데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만 응집돼 있다는 점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단백질의 응집체와 다양한 합성화합물들 간의 상호 반응을 조사했고 EPPS가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를 독성이 없는 단량체 형태로 풀어준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식수에 EPPS을 녹인 후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생쥐에게 3개월간 투여해 뇌기능의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인지 능력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와 대뇌피질 부위에 있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가 모두 사라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생쥐의 기억력 검사로 쓰이는 Y-maze, Fear conditioning과 Morris water maze와 같은 행동시험에서 약물을 섭취한 알츠하이머 생쥐의 인지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또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인 신경 염증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뇌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GABA 급성분비 또한 억제 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특징은 EPPS가 뇌의 혈관장벽을 투과해 경구로 섭취해도 뇌에서 흡수가 잘 되는 물질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이유로 별도의 복잡한 투약절차 없이 식수 등 음식으로 EPPS를 섭취해도 효과가 높았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EPPS가 의약품으로 허가될 수 있도록 전임상과 임상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물질은 알츠하이머병의 혈액 진단 시스템 개발 사업과 연계돼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KIST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 김동진 소장 연구팀이 이번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12월 9일 과학지인 'Nature Communications'(논문명: EPPS rescues hippocampus-dependent cognitive deficits in APP/PS1 mice by disaggregation of amyloid-ß oligomers and plaques)에 실렸습니다. 김영수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EPPS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능을 신약 개발에 적용하면 인체 친화적이고 부작용이 없으며 효능이 우수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원인 규명과 근원적 치료제 개발 연구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박사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제약업체들이 알츠하이머에 관심이 많은 만큼 기술이전을 통해 빨리 임상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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