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명기자
(자료=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운용방법별 적립금액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9월말 현재 원리금보장형에 100조7370억원(90.7%)가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예·적금 53.2%, 보험 37.9%, 국공채 등 기타상품에 9.0% 순이었다. 실적배당형으로 운용되고 있는 적립금은 8조2717억원(7.5%)에 그쳤다. 실적배당형상품 투자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5.8%에서 올 1분기 6.7%, 2분기 7.0%, 3분기 7.5% 등으로 늘고 있지만 지난 7월 시행된 자산운용규제 완화에도 실적배당형상품 투자비중 전분기 대비 0.5%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쳐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미 실적배당형상품에 투자 중인 적립금은 주식형펀드 투자비중이 3.2%에서 6.0%로 보다 적극적 운용방법으로 전환됐다.DC형과 IRP의 경우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각각 77.8%, 72.6%로 DB형 대비 상황이 낫긴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운용방법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려는 기업과 근로자가 늘어 향후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이 오는 2024년까지 30%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DC형의 빠른 성장으로 오는 2019년부터는 DB형의 규모를 추월할 전망이다. DC형(IRP 포함) 적립금은 지난해 31조원에서 오는 2024년 275조원으로 9배 가까이 급증하는 반면, DB형은 76조원에서 155조원으로 2배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자료=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손성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은 "퇴직연금은 노후소득이란 측면에서 무조건 고금리, 실적배당형 상품이 정답은 아니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기업이나 근로자 모두 퇴직연금 제도 하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DB는 과연 안전한가제도유형별로는 DB형의 경우 원리금보장형에 97.4%의 자산이 쏠려 있다. DB형의 경우 기업책임으로 운영되고 있어 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도, 개인도 '나 몰라라'하는 측면이 큰데 기업들도 이대로 가면 '퇴직연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 DB형을 도입한 기업들이 임금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이후 원금보장 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상용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기준)을 넘어섰다. 김성일 제로인 퇴직연금연구소장은 "DB형이 안전하다고 착각하고 있는데 안전하지 않다"며 "DB형의 사외적립 비율이 아직까지 70%에 그치고 그마저도 실제로는 50%에 그치는데 제재할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최근 정부가 한계기업 정리에 나서는 등 지속 불가능한 기업이 정리되고 있는데 이들 기업 중 DB를 도입한 기업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퇴직금을 100% 지급 못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향후 퇴직연금을 도입할 중소기업은 DB형보다 DC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고, 새로 도입하는 대기업과 DB형 운영 기업 중 일부도 DC형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업이나 임금상승률이 낮은 기업의 경우 DB형 보다 DC형에 대한 근로자의 선호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