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울린 '파리 父子'의 대화

테러 희생자 추모인터뷰 영상 SNS서 화제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을 찾은 앤젤 레와 그의 아들 브랜든(5)이 '꽃과 촛불'의 의미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꽃과 촛불이 총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거에요."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프랑스 파리에서 다섯 살짜리 아이와 그의 아버지의 대화가 전 세계인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프랑스 방송 카날플뤼의 토크쇼 '르프티주르날(Le Petit Journal)'은 이번 파리 테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바타클랑 극장 앞에서 추모객들과 인터뷰한 영상을 지난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유했다. 이 가운데 아직 아기 티가 가시지 않은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와 그의 아버지의 대화가 화제가 됐다. 사연의 주인공은 베트남계로 프랑스에 살고 있는 앤젤 레와 그 아들 브랜든이다. 아이는 무슨 일이 일어났고 범인들이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아느냐고 묻는 기자에게 천진한 목소리로 "아주 나쁜 사람들이에요. 우리는 조심해야 해요. 집을 바꿔야 하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걱정 마라, 우리는 이사 안 가도 돼. 프랑스가 우리 집이란다"고 그를 달랬다. 아이가 그래도 무서움이 가시지 않는 듯 "그 사람들은 총도 있고 우릴 쏠 수도 있어요. 정말 나빠요"라고 시무룩해 하자 아버지는 "우리에게는 꽃이 있어"라고 말했다. 이에 아이는 "꽃으로는 아무것도 못하잖아요"라고 되물었고, 아버지는 "아냐 꽃은 할 수 있어. 사람들이 저렇게 꽃을 놓아서 총과 싸우는 거야. 그리고 저 초는 어제 떠난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거란다"라고 다정하게 설명했다. 아버지의 단호한 말에 아이는 자신을 얻은 듯 기자에게 "꽃이랑 촛불이 우리를 보호해준대요"라며 배시시 웃었고, 지켜보던 아버지와 기자도 함께 미소를 지었다. 1분20초 남짓한 분량의 이 영상은 18일까지 페이스북에서 46만여건의 '좋아요'를 기록하고 41만 차례가 넘게 공유됐다. 아버지 앤젤은 페이스북 영상에 댓글을 달고 "좋은 메시지를 보내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프랑스인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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