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씨와 속시원한 오후3시’ 주민갈등 중재로 재건축사업 신속하게 진행...불합리한 제도개선으로 재건축 정비사업 투명성, 신속성, 효율성 높이다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초구(조은희 구청장)는 전국적으로 재건축 정비사업이 가장 활발히 추진되는 지역이다. 올 10월 말 현재 58개의 재건축 정비구역이 지정돼 있다. 지난해 6월까지 48개였던 재건축 정비구역은 최근 1년 사이에 10곳이 늘어났다. 조합설립인가는 10개 구역, 사업시행인가는 4개 구역이, 관리처분인가는 6개 구역에서 신규로 인가처분을 받았고, 5개 구역에서는 이미 철거공사가 시작됐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서초구에서 이렇게 재건축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재건축사업에서 발생하는 주민 간 갈등을 잘 해결 ▲불합리한 제도는 적극 개선 ▲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차별화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주민 갈등 중재, 은희씨와 속시원한 오후3시 대화로 풀다재건축을 추진하다 보면 구청은 항상 시끄럽기 마련이다. 재건축 추진을 반대하는 집단민원과 공사 소음이나 분진에 항의하는 주민, 교육환경 개선을 원하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항의, 추진위원회와 조합의 운영과 관련한 조합원 간의 분쟁이 빈번이 발생한다.그러나 서초구청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재건축 민원 주민들과 구청장이 대화를 하며 문제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오해를 풀어 재건축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조은희 구청장은 재건축사업 등 주민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매주 월요일 오후 3시부터 시간을 비워두고 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올 6월 반포한양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조합과 아파트와 인접한 경원중학교 학부모들 간에 갈등이 있었다. 학부모들은 철거공사 시 석면노출을 우려, 공사 일정을 방학기간으로 미뤄줄 것을 요청했으나 조합 측은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 해결이 쉽지 않았다. 서초구가 중재에 나서 수차례 면담을 통해 양측이 조금씩 양보, 합의점을 찾았다. 더불어 경원중학교와 조합 간 교육사업 협력 협약을 맺어 노후 된 학교시설을 함께 개선하기로 했다. 또 서초신동아 아파트 상가와 추진위원회 간에 재건축 시 상가건축을 놓고 갈등이 있었다. 서울시 아파트지구개발기본계획에 따라 서초신동아아파트 구역은 주택용지로 규정돼 있어 상가건축이 불가능한 구역이나 단지 내 1차상가소유자들은 상가를 존치시키기를 원했고, 상가존치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보류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이에 서초구는 올 4월 간담회를 마련, 양측 간 의견 교환을 통해 합의점을 찾기 시작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6조 제2항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 조합설립인가가 접수된 때에는 인가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시키는 등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는 노력을 통해 조합설립인가를 원만하게 처리했다.◆불합리한 제도개선 추진으로 투명성, 신속성, 효율성 높이다서초구는 재건축 관련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전자투표제도 도입, 선거관리업무 직접 수행, 방배지역 지역난방 공급, 미니재건축 활성화 등을 통해 투명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재건축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추진위원회 임원 선거에 전자투표제도를 도입, 서울시 전체로 확산시키고, 서울시의 표준선거관리기준을 제정하는데 기여했다.그동안 추진위원회와 조합임원 선거는 현장 기표투표와 서면결의서로 추진돼 위변조가 가능, 관련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로 인해 주민 간 갈등도 지속됐다.이를 개선하기 위해 방배13구역 추진위 구성을 위한 예비추진임원 선거에 전국 최초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결과 주민들이 현장을 찾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투표에 참가, 투표참여율이 상승, 투명하고 공정한 재건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선거관리업무도 개선, 500세대 이하 정비구역을 대상으로 구청에서 직접 선거업무를 맡고 있다. 그동안 선거업무는 정비사업 전문관리 용역 업체를 선정, 업무를 보조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돼 예산상 부담이 발생, 기간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신반포19차 등 3개 정비구역 추진위 임원선거에서는 용역업체에 맡기지 않고 구청 직원이 직접 선거업무를 맡아 수행했다. 추진위 구성기간을 5개월 단축하고 1억3200여만 원 예산도 절감했다. 단독주택 재건축 제도가 폐지돼 대안사업으로 추진 중인 가로주택정비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초동 낙원·청광연립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은 올 연말까지 사업시행 인가와 관리처분, 주민이주를 마치고 내년 7월 공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도 양재동과 방배동 카페골목 등 노후 단독주택 지역을 조사하여 가로주택 정비사업으로 주거환경을 개선,지역내 전 단독주택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방배동지역에는 지역난방이 공급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있었다.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협약을 체결, 재건축 지역 뿐 아니라 인접 아파트단지도 지역난방이 공급하게 된다. 빠르면 2018년부터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지역난방이 공급되어 될 수 있어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차별화된 재건축 추진서초구의 어린이집 설치 비율은 시 평균 88%에 한참 못 미치는 57%로 꼴찌 수준이다. 서초구는 지역내 부족한 어린이집 문제를 재건축과 연계하여 해결하고 있다. 구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 신축 아파트단지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활용, 어린이집을 확충하는 '서초구, 보육시설 확충 가이드라인'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삼호가든3차, 신반포6차, 방배5구역 등 13개 단지에 반영했다. 2017년 이후 서초구 보육 수급률은 57%에서 37% 포인 증가한 94%에 달할 전망된다.또 여성의 관점에서 안전하고 행복한 아파트를 짓는 ‘서초형 여행(女幸)아파트 가이드라인’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안전한 보행로와 출입문, 아동 및 위생시설 등 여성을 배려한 시설을 설치, 300세대 이상 규모로 건설되는 공동주택에 대해 친환경청정주택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도록 했다.신반포1차, 우성1차, 무지개, 삼호가든4차 등 13개 재건축단지 설계에 반영, 노약자, 장애인, 여성이 행복하고 건강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올해 대한민국 친환경 유공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물려주고 싶은 주거만족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은 구민과의 약속인 만큼 꼭 실천하겠다. 성과가 나타나는 부문은 더욱 발전시키고 미흡한 부문은 보완하고 개선, 쾌적하고 품격 있는 주거환경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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