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초희기자
이광호기자
김현정기자
이주현기자
지난 7월 롯데백화점 킨텍스 블랙슈퍼쇼 행사 전경
통계청, 재고지수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재고량 증대→수익성 악화→성장력 악화 악순환 '제조업체 체감경기 악화 방증'우유와 쌀 재고 증대로 농가는 항의 시위, 아웃도어는 재고 심각 '신상도 반값 할인'[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이광호 기자, 김현정 기자, 이주현 기자]창고에 쌓이는 물건이 늘어가고 있다. 재고율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통계로 뽑은 재고율지수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유통업계의 재고 물량은 심각하다. 한 푼이 아쉬운 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땡처리와 덤핑공세로 재고 축소에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자칫 싸구려 이미지가 씌워지는 데다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만 커지는 부메랑이 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재고량 증대는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고 우려했다. 또 감량 경영과 성장력 약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재고증가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쌓여만 가는 쌀…비용처리만 수천억원= 쌀 소비가 줄면서 창고에 쌓이는 쌀이 급격히 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쌀 생산량을 426만t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424만t보다 2만t(0.4%) 증가한 규모다. 벼 재배면적이 81만6000ha에서 79만9000ha로 2.0% 줄었지만 면적당 생산량이 전년대비 2.5%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쌀 수요는 해마다 급감 추세다. 1인당 쌀 소비량은 2010년 72.8㎏에서 2014년 65.1㎏으로 10% 넘게 줄었다. 생산량이 늘었지만 소비량이 주는 현상이 계속되자 재고는 자연히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연구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연속 풍작으로 올 쌀 재고량이 130만t을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된다.롯데아울렛 수완점은 지난 9월 6일까지 최대 80% 파격가 할인된 아웃도어 상품을 판매하는 박싱데이(Boxing Day)를 진행했다.
◆신상도 반값에 파는 아웃도어= 계속되는 불황과 심화되는 시장경쟁으로 아웃도어 업계 역시 '재고의 악순환'에 빠졌다. 보수적으로 초도 물량을 잡아 신제품을 내놔도 제 때에 다 판매되지 않아 연중 내내 할인을 해도 소진되지 않는 정도다.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재고는 경기 침체와 고온현상, 패딩 인기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야크는 매출 5724억원, 영업이익 81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1.4%, 26.7% 실적이 줄었다. 네파의 경우 지난해 매출 4732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929억원을 기록하며 21.4% 급감했다. 케이투코리아도 매출액은 전년보다 2% 늘어난 407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1%나 줄어든 935억원을 기록했다. 한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는데, 해당 재고는 소진되지 않고 보수적으로 물량을 잡은 신제품 마저도 판매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면서 "차츰 날씨가 추워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따뜻한 겨울이 예상돼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업체들이 대목인 가을ㆍ겨울(F/W)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출시 시점부터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아웃렛 등에서는 이월상품을 90%까지도 할인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소비자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없다고 봐야한다"면서 "10% 이상은 상시 할인중이며, 인터넷을 통해서는 백화점 동일 제품도 30%까지 할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