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사실상 '식물 이사장'…사퇴냐 버티기냐

복지부, 인사 월권 논란 최광 이사장에 사실상 자진 사퇴 요구최 이사장, 홍 본부장 비연임 재검토 or 자진 사퇴 or 버티기 3가지 시나리오국민연금 인사 파문 속히 해결돼야…운영 공백 장기화 우려국민연금 내부 제도적 장치 근본 해결 모색해야 목소리도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민연금공단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인사 월권 논란에 선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에 책임을 묻기로 하면서 최 이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최 이사장은 복지부가 자진 사퇴를 촉구한 분위기를 감지하고도 버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그동안 입장 표명을 유보했던 복지부가 최 이사장에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고 파면 제청 등 후속 문책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 최 이사장은 사실상 '식물 이사장'으로 전락했다는 평이 우세하다.15일 복지부 및 국민연금에 따르면 복지부는 전날 최 이사장 앞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기금이사 비연임 결정을 재검토하고 내부 인사 문제에 대한 부적절한 조치 등으로 기금 운용 및 공단 운영에 있어 국민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킨 점은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판단"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공식화했다.이를 토대로 보면 최 이사장이 결단 내릴 수 있는 시나리오는 최소한 3가지다. 우선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비연임 결정을 재검토하는 것인데, 결국 홍 본부장이 연임하도록 기존 입장을 번복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최 이사장도 국민연금에 함께 남을 여지가 있지만 재검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그럼 최 이사장은 정부의 사퇴 압력에 버티거나 물러나야 한다. 최 이사장이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끝내 퇴진은 불가피해 보인다. 복지부 장관이 대통령에 파면이나 해임 제청을 하면 대통령이 재가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이번 국민연금 인사 파문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강경 입장을 밝힌 데는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란 게 안팎의 견해다.류근혁 복지부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복지부가 밝힌 입장에 최 이사장이 어떻게 응답할지 지켜본 후 판단할 문제"라며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현재로선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최 이사장이 자의든 타의든 사퇴할 경우 국민연금은 뜻밖의 기관장 공백 사태를 맞는다. 이럴 경우 홍 본부장의 연임 불가 결정은 일단 유보 가능성이 높다. 류 대변인은 "최 이사장이 물러나면 별도 공모를 거쳐 후임 이사장이 올 때까지 기획이사가 직무대행을 할 수 있다"며 "직무대행과 복지부가 홍 본부장 연임 여부를 다시 논의하거나 후임 이사장이 올 때까지 결정을 미룰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국민연금의 인사 파문 후폭풍을 떠나 국민연금을 꾸려가는 양대 축인 기관장과 최고투자책임자(CIO)의 동시 공백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갈등 유발 구조인 국민연금을 둘러싼 제도적 장치에 대한 근본적 해결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국민연금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인사, 예산, 평가, 감사 등 모든 권한이 이사장이 쥐고 있어 기금운용본부가 독립적으로 활동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500조원 기금을 굴리는 공단 전체 조직이 망가지기 전에 사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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