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학자·장관·대선 캠프 출신…허태열 전 비서실장 동문홍완선, 최경환 친구…'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두고 격돌[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500조원 기금 운용의 사령탑인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 문제를 두고 보건복지부와 정면충돌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공공기관의 인사권에 대한 중앙정부와 기관장의 기싸움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면에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통합 삼성물산 출범 과정 등 사사건건 대립하던 국미연금 1인자와 2인자의 갈등이 터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 사태에는 정권 실세를 등에 업은 두 사람의 정치적 자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최 이사장은 한국외대 교수를 거쳐 김영삼 정부 때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정치권에 인맥이 두터운 부산고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허태열 전 의원과는 부산고·미국 위스콘신대 동문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홍 본부장은 하나대투증권 부사장과 하나은행 부행장 등을 거쳐 2013년 11월 기금운용본부장에 임명됐다. 당시 본부장 공모에는 20여명이 지원했다. 세계 3대 연기금 반열에 올라선 국민연금의 운용을 책임지는 자리로 국내·외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홍 본부장이 임명된 배경에는 현 정권 실세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구고 동기동창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후문이 돌았다. 특히 최 이사장은 홍 본부장에 대한 불만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엘리엇 사태'로 논란이 커졌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홍 본부장이 자신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만나는 등 독단적으로 기금을 운용했다는 것이다. 기금운용본부가 공단 내의 한 조직이라고 여긴 최 이사장과 기금을 독립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홍 본부장의 충돌이 잦았다는 게 내부의 전언이다. 경험 많은 원로 학자인 최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 의사결정에 개입하려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겼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최 이사장이 주재하는 전략회의에 홍 본부장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내부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부ㆍ여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문제도 갈등의 단초가 됐다. 복지부는 지난 7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해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기금운용위원회 상설기구화 ▲국민연금심의위원회 격상 등을 핵심으로 하는 사실상의 정부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홍 본부장은 복지부의 지원 사격 아래 기금운용본부를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했고, 최 이사장은 이에 결사반대했다.이 같은 논란은 정치권으로 불똥이 튀어 관련 법안이 봇물을 이뤘다. 야당은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에는 반대하지만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기금운용본부장을 부이사장으로 승격시키고, 그 아래에 상임이사 2명을 두는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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