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첫번째 성별·두세번째는 광역지자체…자리마다 공식 있어외제차 모델명, 앞자리는 차체의 크기 다음 숫자는 배기량 나타내자동차 번호판 맨앞 두자리 중 01~69번은 승용차, 중간 한글은 용도[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정보의 홍수 즉 빅데이터 시대다. 미디어 플랫폼의 발달 등으로 쓰나미처럼 쏟아지는 정보들은 감당하기조차 힘들다. 축약의 노하우를 발휘해야 하는 시점인데 여기에 숫자만큼 유용한 수단은 없다.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인이 의미있는 숫자를 만들어내고, 생산된 숫자 속에 묻혀 그것들을 올바르게 이해하려고 애를 쓰는 이유다. 현대인 삶의 상당 부분이 숫자를 위한, 숫자에 의한 행위들로 가득 차 있다. 정보화시대라고 하지만 '숫자정보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숫자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습관에 눈을 떠야하는 시대인 것이다.◆주민등록번호에 숨은 출생의 비밀한국인 출생신고와 함께 받게 되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에는 출생과 관련된 정보가 의외로 많이 숨어있다. 태어난 곳이 동(면) 단위로 파악이 되고, 경우에 따라 출생일 같은 동네 친구도 몇 명인지 짐작을 할 수도 있다. 맨 앞자리는 한 세기에 태어난 남성과 여성을 내국인과 외국인 별로 구분해준다. 19세기에 태어난 남성과 여성은 각각 9번과 0번을 부여받는다. 지난해 국내 최고령 유권자로 관심을 끌었던 갈순희(118ㆍ여)씨 정도만이 이 번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한국인이 지닌 1과 2번은 20세기에 태어난 한국 국적의 남녀다. 2001년 이후 출생한 남자와 여자는 각각 3번과 4번으로 뒷자리 번호를 시작하게 된다. 5~8은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에게 부여되는 번호인데 20세기에 태어난 남자와 여자는 5번와 6번을, 21세기에 태어난 남자와 여자는 7번과 8번을 부여받는다. 대륙별로 상이한 번호를 받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두번째와 세번째 자리는 광역지자체를 나타내는 번호다. 00~08은 서울, 09~12 부산, 13~15는 인천, 16~18은 경기도 주요도시, 19~25는 경기 기타지역, 26~34는 강원도, 35~39은 충청북도, 40~47은 충청남도, 48~54는 전라북도, 55~66은 전라남도, 67~90은 경상도 등이다. 네번째와 다섯번째 자리는 기초지자체를 가리킨다. 광역지자체 별로 할당하는 번호를 부여받게 되는데 가족이 대부분 비슷한 번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여섯번째 자리는 출생일 한날 등록번호 순서를 의미한다. 일곱번째 자리는 앞 12자리 숫자에 특정 공식을 대입해 산출한 결과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도시의 경우라도 동사무소 별로 출생신고를 접수받았기 때문에 하루 열명 이상 등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거의 모든 국민의 여섯번째 번호는 5를 넘는 경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車 번호도 꼼꼼히 따져보면 정보 한가득 현대인의 생활필수품으로 가정 당 1~2대씩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에 붙어있는 숫자는 세세한 성능까지 알려주는 정보의 보고다. 수입차의 경우 차 모델명에 알파벳과 더불어 숫자를 많이 활용한다. BMW 세단의 경우 3, 5, 7로 시작하는 숫자는 차체 크기를 나타내고, 이후 두자리 숫자는 배기량을 의미한다. BMW 320d라면 이 회사가 생산하는 세단 가운데 가장 크기가 작은 것으로 2000cc 배기량인 디젤 차량을 의미한다. 타이어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숫자는 성능점검표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다. 국내 모 업체가 생산하는 타이어 옆면에 'P215/55R17'이라는 표시가 되어있다면 승용차(Passenger car)로 타이어 바닥면 길이가 215㎜이며, 편평비가 55로 이를 통해 타이어 높이가 118㎜(편평비*바닥면 길이)이라는 뜻이다. 'R'은 대부분 국내 타이어에 적용되는 제조방식이고, '17'은 17인치 휠에 사용됐다는 뜻이다. 사이즈 넘버 바로 옆에는 '93V'라는 형태의 숫자와 알파벳 조합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숫자는 하중지수로 타이어가 견딜 수 있는 무게를 나타낸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93이면 타이어 한 개당 650㎏로 환산되고 이렇게되면 2600㎏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V'는 타이어가 견디는 한계 속력을 말한다. 93V는 시속 240㎞까지 주행해도 괜찮다는 표시다. 자동차 번호판도 그냥 넘길 숫자가 아니다. 앞 숫자 2개, 한글 한 자, 뒤 숫자 4개 등 일곱단위로 구성된 번호판에는 차종과 용도 등을 알 수 있는 코드가 숨어있다. 맨 앞 두자리 수는 차종을 구분해준다. 01~69번은 승용차, 70~79번은 승합차, 80~97번은 화물차, 98ㆍ99번은 특수차다. 중간에 위치한 한글은 자동차 용도를 뜻한다. 일반차량이 32자를 사용하고, 사업용 차량은 '바ㆍ사ㆍ아ㆍ자', 렌터카는 '하ㆍ허ㆍ호'를 사용한다. 택배용은 '배'자를 쓴다. 받침있는 글자는 자동차 번호로 쓸수 없다. 마지막 네자리 숫자는 일련번호다. 해당 구청에 자동차 등록을 할 때 1000~9999번 중 등록되지 않은 번호 10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마포구청 한 관계자는 "예전과 같이 번호판에 지역을 표시하는 것은 반나절 전국을 일주할 수 있는 도로망체계에서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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