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전력질주 나선 文·安·千…따로 행보에 野 '사분오열' 위기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야권 대표 3인방(문재인ㆍ안철수ㆍ천정배)의 총선을 향한 전력질주가 시작됐다. 그러나 목표점만 같은 뿐 서로 다른 길로 달리고 있어 야권의 '사분오열'에 대한 우려감도 큰 상황이다.7ㆍ30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내 내분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최근 재신임 카드를 꺼내들어 정국 주도력을 회복하고 있다. 문 대표는 창당 60주년을 계기로 당내 단결을 강조하는 한편, 비주류의 흔들기에 혁신위원회 혁신안 중앙위원회 통과와 국민과 당원을 대상으로 한 재신임카드를 내세워 돌파를 시도했다. 당무위원회ㆍ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20일 재신임을 결의함에 따라 문 대표는 21일 중 당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재신임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분열에 맞서 문 대표가 과감한 대응 행보를 이어감에 따라 지지율은 상승흐름을 보였다. 리얼미터가 2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권후보 여론조사에서 문 대표의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4%포인트 급등한 17.6%를 기록해 15주만에 2위를 차지했다. 당대표 취임 이후 차기 대권 후보 1위로 꼽혀왔던 문 대표는 재보선 패배와 당내 분란 등으로 지도력이 약화되며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밀려 차기 대권주자 3위로 밀려났었다. 당초 전당대회 이후에 문 대표는 유능한 경제정당과 유능한 안보정당을 표방하며 야당의 취약점으로 꼽혀왔던 경제와 안보 등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극복하고 대안야당으로서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내 분란 격화로 당초 추진했던 당개혁 등의 작업이 동력을 잃었다. 비주류가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거두지 않고 있어 재신임 국면 이후에도 문 대표의 당재건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또 다른 대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전 대표도 발언력을 키우고 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국정원 해킹논란 당시 당내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진상규명을 이끌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 안 전 대표는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어가고 있다.안 전 대표는 혁신위 성과에 대해 "당의 모습이 조금도 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보다 근본적인 개혁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혁신의 방향으로 낡은 진보 청산, 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영입 등을 내세웠다. 이같은 안 전 대표의 비판은 당내 비주류와 또 다른 맥락으로 풀이됨에 따라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간의 당 혁신을 위한 공동보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하지만 부패 척결 문제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대법원 판결에 불복하는 당입장과 맞물리면서 당내 혁신은 안 전 대표와 문 대표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졌다. 안 전 대표는 "최근 대법원 판결까지 불복하는 태도는 일반 국민의 정서를 볼 때 전혀 설득력이 없다"며 한 전 총리에 판결에 대한 당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저간의 사정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안 전 대표의 비판에 대해 "당치 않다"고 반박했다.일련의 안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총선,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표와의 대립각을 세워 당의 '대안'으로 자신이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되는 것이다.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20일 개혁적 국민정당(가칭) 창당 선언을 하며 내년 1월까지 창당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천 의원은 야권 뿐 아니라 여권까지 문호를 개방해 세를 키울 방침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오랜 내흥에도 불구하고 현역 탈당 의원이 나오지 않고 있어 신당 창당의 추동력을 이끄는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 전 대표의 지명도에도 불구하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창당에 성공해도 전국이 아닌 호남의 지역 정당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 등은 신당의 제약조건이 되고 있다.야권의 한 관계자는 "혁신안과 신당, 그리고 새정치연합내 계파 다툼이 원만하게 마무리되기 힘들 것 같다"며 "야권의 분열이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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